비올리스트 에드가 노(노현석·32)보다 ‘개그우먼 신봉선의 맞선남’이라면 얼굴을 떠올릴 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선화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까지 ‘노부스 콰르텟’ 단원으로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2010년 SBS ‘골드미스가 간다’에 출연하면서 알려졌다.
최근 크로스오버 앨범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를 출시한 그를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는 검은 뿔테 안경에 오렌지색 티셔츠, 청바지 차림이었다.
“노부스 콰르텟을 그만둔 건 솔로로 활동하기 위해서였어요.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입상해도 클래식하는 사람들만 알아주더라고요. 답답해하던 차에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왔는데 두세 번 거절하다 해외 촬영을 한다기에 수락했죠.(웃음)”
또래의 젊은 연주자들이 대체로 고난도의 기교를 선보이는 음반을 내지만 그는 힘을 빼고 말랑말랑한 레퍼토리를 골랐다. ‘싱잉 인 더 레인’ ‘오버 더 레인보’ ‘세시봉’ ‘왈츠 포 데비’ 같은 곡들은 평온하고 포근하게 다가온다. 그는 “대중이 클래식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하는 징검다리 같은 앨범”이라면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으로 선곡했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농구에 빠져 운동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에게 이끌려 비올라를 시작했다. 선화예고 시절, 친구들은 손가락이라도 다칠까봐 만지지도 않는 공을 끼고 살았다. 체육교사로부터 “넌 예고에 잘 안 맞는다. 체고로 전학 갈 생각이 없느냐”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당연히’ 음대 입시에 떨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이 어려워졌다. 레슨비는커녕 차비도 없던 재수 시절에야 비올라와 친해질 수 있었다.
비 오는 날엔 창문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좋아 레슨을 몽땅 취소하고 하루 종일 비만 본다는 그는 “비올라의 음색은 노을 같다”면서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이라고 행복한 순간이 없는 건 아닌 것처럼 비올라에도 그런 면모가 깃들어 있다”고 빙긋 웃었다. 그의 ‘로맨틱 콘서트’는 21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베어홀에서 열린다. 3만3000원. 1899-2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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