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올가을엔 ‘스모킹 로퍼’의 낙엽밟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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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 정장 이어 구두도 이탈리아 스타일 대세

벨루티 ‘사튜낭 드라이빙 슈즈’. 벨루티 제공
벨루티 ‘사튜낭 드라이빙 슈즈’. 벨루티 제공
‘캐주얼, 컬러, 이탈리아.’

이번 가을·겨울 남성 구두 트렌드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정장과 함께 신더라도 캐주얼한 디자인과 화려한 컬러가 유행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탈리아 스타일의 정장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구두에서도 이탈리아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정장에 윙팁 슈즈를 신으면 형식을 갖춘 느낌을 상쇄하지 않으면서 산뜻하고 화려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윙팁은 새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W’자 봉제선이 박혀 있는 구두의 앞코를 뜻한다. 윙팁에 펀치로 뚫어놓은 듯한 구멍처럼 생긴 ‘브로그드’는 원래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 구두 안에 찬 물을 배출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최근에는 패션을 위해 쓰인다. 특히 갈색 윙팁 구두는 정장과 면바지, 청바지와 두루 잘 어울린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일반화되면서 로퍼의 활용도도 높아졌다. 로퍼는 게으른 남성이 끈을 묶을 필요가 없으면서도 발에 딱 맞는 구두를 주문 제작해 신던 형태가 시초다. 특히 로퍼와 여성용 플랫슈즈를 섞어 놓은 듯한 모양인 ‘스모킹 로퍼’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재는 가죽부터 벨벳까지 다양해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모두 매치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스웨이드나 뉴벅 소재로 만들어 발등에 끈 대신 장식을 달아놓은 ‘태슬 로퍼’와 발등에 끈이 달려 있고 스니커즈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띤 ‘보트 슈즈’를 주목하라”라며 “갈색 계열의 다른 색상 두 종류가 매치된 것이나 남색, 와인색이 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 몽크는 발등에 끈 대신 버클과 스트랩을 이용한 벨트 모양의 장식을 붙인 구두다. 검은색을 제외한 모든 슈트와 잘 어울리며 주말에는 가죽점퍼, 청바지와 코디해도 좋다.

아테스토니 윙팁이 있는 옥스퍼드화(왼쪽), 벨루티 ‘가스파드 컬렉션’. 각 업체 제공
아테스토니 윙팁이 있는 옥스퍼드화(왼쪽),
벨루티 ‘가스파드 컬렉션’. 각 업체 제공
전체적인 구두 색상은 상반기(1∼6월)에 이어 원색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란색 신발은 단색 슈트와 코디하면 자유로워 보인다. 또 갈색 계열이라 하더라도 황토색이나 초콜릿색 등 색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장문석 신세계백화점 구두바이어는 “2, 3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 구두에서 검은색이 70% 이상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갈색이 40%, 원색과 회색이 20%, 검은색이 40%를 차지하며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식 슈트가 몸에 꼭 맞고 날렵한 것과 같이 이탈리아식 구두도 발에 꼭 맞고 날렵하다. 이탈리아식 구두를 이해하기 위해선 영국식 구두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용이하다. 영국 구두가 단정하고 무게감 있는 멋을 낸다면 이탈리아 구두는 화려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이다. 영국 구두의 앞코가 둥글고 투박하다면 이탈리아 구두는 앞코가 길고 뾰족하다.

가죽은 부드러운 소재를 쓴다. 아웃솔(밑창)이 영국 구두에 비해 얇고 발가락 부분은 실내화만큼이나 낮다. 이탈리아가 지중해 인근에 있어 온화하고 습도가 낮다는 기후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비가 자주 오는 영국처럼 밑창이 두껍고 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신발의 제작 공법도 다르다. 이탈리아 구두는 ‘블레이크 공법’을 주로 사용한다. 어퍼(구두 바깥쪽 가죽)와 인솔(내부창), 아웃솔을 구두 내부에서 한 번에 봉합하는 방식이다. 착화감이 좋지만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은 흠이다. 영국식 구두가 어퍼와 인솔을 함께 꿰맨 뒤 아웃솔을 다시 꿰매 붙여 견고하게 만드는 ‘굿이어웰트’ 공법을 쓰는 것과 차이가 난다.

컬러도 다양한 편이다. 이탈리아 슈트는 갈색 색상 또는 체크무늬가 많기 때문에 구두도 검은색보다는 갈색이 슈트의 부드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가죽이 얇은 이탈리아 구두는 염료가 잘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색감이 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구두에는 밑단이 좁고 길이가 적당히 짧은 바지가 어울린다. 양말은 팬츠와 비슷한 계열의 색 중에서 선택하면 색감이 통일성을 이뤄 더욱 날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좀더 멋을 내고 싶다면 바지 대신 셔츠나 타이, 포켓스퀘어와 어울리는 색으로 양말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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