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쇠는 재미 중 하나가 시골에 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시골에 가면 어른이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금기가 들어 있고 그 금기를 만들어 낸 사연이 있습니다. ‘어디는 가지 마, 미친 여자가 살아. 거기도 가지 마, 무서운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잡아먹는대.’ 그런데 알고 보면 미친 여자는 갓난아이를 잃어버려 그렇게 된 것이고, 무서운 할아버지는 아들이 일찍 죽고 난 후 세상에 대해 마음을 닫은 것입니다. 이야기는 한편 두렵고, 한편 애잔합니다.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만들면서 저절로 삶을 익혀 나갑니다.
이 책은 작가가 어린 시절에 살던 시골마을 이야기입니다. 시골(득산리)로 전학 온 주인공이 반 아이들과 친해지는 계기도 이야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되기 전에는 절대 혼자 집에 오면 안 된다는 득산리 규칙. 그 규칙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친구들의 진지한 눈빛.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뱀산, 웅덩이, 무덤, 방앗간, 밤밭. 모든 것이 두려움을 자극합니다. 친구들은 같은 두려움을 앞에 두고 동지 의식을 느끼게 되죠. 아이들은 그렇게 친해지고 자랍니다. 또래 문화가 중요한 초등 고학년이 읽으면 특히 재미있을 책입니다.
○ ‘이야기 지도’와 ‘책 속의 책’ 만들기
준비물은 큰 종이, 사인펜 같은 그림 도구, A4용지, 연필, 가위, 풀.
1. 책을 꼼꼼히 읽고 학교에서 득산리 가는 길을 상상한다.
2. 큰 종이에 ‘과수원길, 아카시아길, 뱀산, 아기무덤, 상엿집, 방앗간, 밤밭’ 등 이야기에 중요한 곳을 찾아서 적당한 위치를 잡아 지도처럼 만들고 이름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다.
3. 각각의 장소에 담긴 이야기를 간단히 써 넣어서 이야기 지도를 만든다.
4. A4용지를 미니북 형태로 접어 ‘방앗간 할아버지’와 ‘돼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정리하여 작은 책을 만든다.
5. 만든 책을 이야기 지도의 적당한 위치에 붙인다. ‘방앗간 할아버지’ 책은 방앗간에, ‘돼지 할아버지’ 책은 밤밭에 붙인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책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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