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은 94로 둔 뒤에 96으로 흑 진으로 한 칸 뛰었다. 큰 곳이다. 하지만 달리 두는 수도 있었다. 일단 참고도처럼 백 1, 3으로 두는 것이 커 보인다. 흑 6부터 흑 12까지 선수하는 것이 백으로선 아프긴 하다. 하지만 흑 14로 받아야 하고 백 15로 두면 실전에 비해 백이 이득으로 보인다.
원성진 9단은 백이 96을 차지하자 101로 다가갔다. 백으로서는 96을 둔 이상 이곳을 차지할 시간은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진 백도 괜찮았다. 정작 문제는 104였다. 흑이 받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흑이 손을 빼고 105로 두었다. 흑의 냉정한 형세판단 끝에 나온 수다. 원성진이 거꾸로 105로 다가서고 보니 백진은 엷어지고 흑은 집이 좀 더 붙을 모양새다. 갑자기 저울추가 흑 쪽으로 기울었다.
이제 백이 이곳에서 손 따라 두어서는 진다. 새로운 곳에서 시빗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백은 108로 흑 대마를 끊겠다며 압박한다. 그냥 쉽게 받아줘서는 중앙에 백 집이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흑도 물러서면 안 될 때라고 본능적으로 느낀다. 그러고는 109로 강력하게 반발했다. 같이 끊겠다는 뜻. 흑이 117까지 버티자 막상 백이 팻감이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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