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연 2단이 전보에서 둔 △은 좋은 자리. 우상귀 흑 2점을 위협하면서 우변에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흑은 45로 협공을 선택했고, 백은 46으로 바로 움직였다. 흑이 바라던 바였다. 백으로서는 참고 1도처럼 백 1로 우변을 크게 넓히는 게 좋았다. 흑이 4로 받았지만 우상귀는 여전히 뒷맛이 남아 있는 곳. 그리고 좌변을 뒀으면 백이 아주 편하게 바둑을 이끌 수 있었다.
민상연은 46에 이어 48로 다시 날일자로 둬 간다. 김지석 8단이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3·3으로 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지석은 49로 뒀다. 이어 51로 중앙을 두텁게 했다. 그게 좋았다. 백은 어쩔 수 없이 56까지 받아야 했다. 중앙을 두텁게 한 탓에 흑이 57로 우변에 깊숙이 침투하는 수가 성립하게 된다. 백으로서는 원치 않는 시끄러운 상황이 됐고, 흑은 상당히 만회했다.
62로는 참고 2도 백 1로 두고 싶다. 하지만 흑이 2, 4를 선수하고 흑 6으로 끼우면 흑 14까지 패가 난다(백 11=흑 6). 하변 2점을 ‘가’로 단수치는 팻감이 있어 백이 곤란하다.
흑이 63으로 두어 성공을 자축하고 있을 때, 바둑판에 64가 놓이면서 긴장감이 흐른다. 흑은 65, 67로 강하게 끊어간다. 쌍방 물러설 수 없는 전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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