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과일 수레를 압수당한 튀니지 청년의 분신자살 광경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확산되면서 중동의 재스민 혁명이 촉발됐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도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선거 캠페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선거에 활용되기 시작했고, 2011년 보궐선거에서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처럼 SNS는 일상의 영역을 넘어 정치적 소통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SNS가 우리 사회의 정치적 소통에 미치는 영향을 학술적으로 다루기 위해 언론학 법학 사회학 심리학 커뮤니케이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장 학자 23명이 필자로 참여했다. SNS 사용자들의 심리, SNS가 저널리즘과 사회 규범에 미치는 영향, SNS가 바꾼 한국 정치 지형도, SNS로 인한 문제점과 이를 개선하는 방안 등을 조목조목 분석했다.
이소영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SNS 선거캠페인에서 후보자만이 캠페인의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트위터에서 후보자의 메시지는 유권자들에 의해 리트윗되어 네트워크에서 확산, 재생산되면서 이와 연관된 개인들을 모두 캠페인을 전개하는 주체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자체가 참여인 만큼 기존의 캠페인보다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희정 씨(숙명여대 대학원 미디어학과 박사과정)와 이미나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트위터의 ‘투표 인증샷’을 통해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와 선거문화에 대해 조명했다. 한국만의 사회적 현상인 투표 인증샷은 유권자들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서로 유대감을 느끼도록 하는 하나의 정치문화라는 설명이다.
윤영철 한국언론학회 회장은 “정당정치, 국회의원 선거, 표현의 자유,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가 퍼져 나갔을 때 어떻게 사회적 세이프가드를 만들 것인가 등 정치와 관련해 나타나는 SNS의 여러 현상을 망라했다”면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로 더 나아가려면 SNS라는 새로운 매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