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6기 국수전… 좋은 감각 72

○ 강병권 2단 ● 원성진 9단
본선 8강전 ４보(68∼90)

강병권 2단은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기 위해 멀리서 공격하는 방법을 택했다. 좌변 흑돌 머리 위에 돌을 올려놓은 68을 택한 것. 흑이 받기기 까다롭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받으면 어떻게 될까. 백 2, 4를 선수해 벽을 쌓은 다음에 백 6, 8로 두어 잡으러 가면 백도 겁난다.

그래서 원성진 9단은 69로 응수타진을 한다. 백의 응수에 따라 다음 행마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백은 70으로 젖혀간다. 하지만 흑은 71로 버틴다. 이 수가 있기 때문에 흑은 손을 뺄 수가 있었던 것.

72가 좋은 감각. 73으로 받을 때 백은 74, 76으로 싸움을 결행한다. 승부처를 맞이하고 있다. 흑이 지나는 길에 77로 둔다. 81로 끊어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질 때 도움이 된다고 보고 먼저 둔 것.

84가 완착이었다. 참고 2도 백 1로 뒀으면 흑이 위험했다. 흑 2부터 흑 10까지 일단 좌변을 잡아 두어야 하는데 백 11로 씌우면 상중앙의 흑 대마가 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기회를 놓쳤다고나 할까.

85, 87로 두었을 때 계속 두면 패가 난다. 하지만 백의 의도는 좌변과 상중앙의 흑을 엮는 것이다. 90으로 끊어 흑이 걸려들기 쉬운 형태가 됐다. 흑의 위기상황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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