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오지에 배움의 희망 싹 틔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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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7일 03시 00분


국제구호단체 지구촌공생회, 네팔에 잇달아 학교 건물 신축

4일 오후 네팔의 작은 마을에서 열린 스리파슈파티 영화 초등학교 준공식은 축제가 됐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학생, 주민들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필라바스투=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4일 오후 네팔의 작은 마을에서 열린 스리파슈파티 영화 초등학교 준공식은 축제가 됐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학생, 주민들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필라바스투=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하늘과 가장 가까운 나라, 히말라야의 축복과 맑은 기운이 가득할 것 같은 나라 네팔. 하지만 이 나라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642달러(약 69만 원)에 불과한 극빈국이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남쪽으로 300여 km 떨어진 카필라바스투 주 바이다울리 6번 마을은 네팔에서도 낙후된 곳으로 꼽힌다. 4일 오후 가난한 이 마을이 풍요로운 잔칫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주민들이 기다리던 스리파슈파티 영화 초등학교의 새 교사 준공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준공식 무대에는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한껏 멋을 낸 천막이 쳐졌고, 남녀노소 500여 명이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오후 2시경 준공식에 이방인 손님들이 입장했다. 이 학교 건립을 지원한 월주 스님을 비롯한 지구촌공생회 사람들이었다. 이 단체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 지낸 스님이 2003년 설립한 국제개발구호 비정부기구(NGO)다.

반경 약 8km 내 학생 200여 명이 꿈을 키워가는 이 학교는 그동안 건물이 없어 인근 폐지 수집장과 동물병원 2층에서 수업을 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학교 건물이 간절했지만 정부 지원은 요원했다. 지구촌공생회가 이곳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이후 월주 스님이 회주로 있는 영화사(서울 광진구 구의동) 등의 도움으로 4월 약 3000m² 터에 건축면적 330m²의 교사 건축이 시작됐다. 콘크리트 벽과 양철 지붕 아래 5개 교실이 들어섰다. 학교 이름의 ‘영화’는 건축비를 지원한 영화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월주 스님은 축사를 통해 “종교와 민족과 이념을 떠나 세계가 한 생명”이라며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 이런 것들이 확장되면 인류평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스리파슈파티 교장은 “지구촌공생회의 지원으로 마을의 숙원을 풀었다. 아직 교실이 부족하지만 이제 주민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의 씨앗은 지구촌공생회가 지원했지만 학교는 이제 자립을 꿈꾼다. 지역 독지가가 기증한 학교 인근 1600여 m² 땅에 망고나무 200그루를 심어 운영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공생회 일행은 이날 이전에 건축비를 지원한 인근의 다른 두 초등학교도 방문했다. 2010년 불교 신자 송명례 씨의 지원으로 신축한 스리아다샤 송명례 학교와 지난해 새로 지은 스리마하락시미 학교다. 6일에는 2009년 네팔에서 가장 먼저 도움을 준 서북부 다딩 주의 스리시데숄 학교를 방문해 희망의 싹이 잘 자라는지 확인했다.

지구촌공생회는 카트만두의 급격한 도시화 현상으로 생겨난 빈민가에 2010년 공생청소년센터를 설립했다. 건물 1층에는 여성을 위한 재봉교실, 2층에는 컴퓨터교실, 3층에는 공부방과 도서관이 있다. 재봉교실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여성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컴퓨터교실과 공부방은 인근 카펫공장 노동자들의 자녀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구촌공생회는 지금까지 케냐, 미얀마, 몽골 등 7개국에서 교육 지원, 우물 파기, 지역 개발 등의 사업을 벌였다. 조금만 파도 물이 잘 나오는 캄보디아에는 소형 우물 2000여 곳을, 케냐와 몽골에는 지하 200m 이상 파들어 간 대형 우물 10여 곳을 지원해 주었다. 대형 우물 하나로 인근 주민 1000여 명이 식수를 해결한다. 후원 문의 02-3409-0303

카필라바스투=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히말라야 오지#지구촌공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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