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폰 5가 출시됐지만 주변의 얼리어답터 몇몇은 “화면만 길쭉해졌을 뿐 ‘혁신’이 없다”고 혹평하며 삼성 갤럭시로 갈아탔다. ‘애플빠’ 친구들은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애플은 끝난 것일까. 이 회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애플의 경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뒤 애플의 변화 방향을 전망한다. 책의 제목인 ‘애플 콤플렉스’는 우리가 애플에 대해 가진 맹목적인 추종 혹은 비난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말한다. 경영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과연 애플을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결론은 “아니올시다”다.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 저자에 따르면 애플의 성공은 우연의 산물이다. 픽사의 성공, 아이팟과 아이폰 열풍 등 스티브 잡스가 이룬 애플 신화 중 애초에 그가 의도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한다. 잡스가 축적해놓은 것들이 시대 상황과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가요계의 흐름과 대중의 잠재적인 욕구를 정확히 읽은 것도 아닌데 올해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그룹 버스커버스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한 끝에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을 비슷한 예로 든다.
애플 내에서의 변화도 주목한다. 저자는 팀 쿡이 CEO에 임명된 것을 ‘창의적이고 독특한 기업이었던 애플이 일반적인 기업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아이폰5도 단순한 제품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경영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결과다.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독창적인 기업에서 평균 기업으로, 또 창조에서 개선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저자는 ‘애플은 더이상 과거의 애플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결국 저자는 기업들을 향해 ‘애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우연을 따라 하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에 섣불리 스티브 잡스를 모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 자체도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선회해 다양한 제품을 내 놓아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애플의 행보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분석했으나 그 미래보다 과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은 아쉽다. 기왕에 애플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라면 배경 설명 부분이 지루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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