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 근처에만 살고 있는 구상나무는 멸종 위기 식물입니다. 100년도 훨씬 전에 이 나무를 본 영국인 식물 분류학자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쓰기에 딱 알맞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몇 번의 종자 개량을 거쳐 구상나무는 해외에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트리용 나무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요. 종자권 역시 우리 것이 아닙니다. 전나무라고도 불리는 구상나무의 운명이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전나무 이야기와 함께 크리스마스의 참의미를 일깨워주는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깊은 숲 속에 우뚝 서서 모든 동물을 품어 안는 전나무와 그들을 돌보는 한 노인이 있습니다. 눈 덮인 겨울 숲은 적막하고 쓸쓸하지만 담백한 이야기와 밀도 있는 그림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따뜻합니다. 우리는 이미 아름답고 화려하게 빛나는 크리스마스 풍경에 익숙합니다. 선물이며 파티에 그날은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그 풍경 뒤로 남은 짙은 그늘이 얼마나 춥고 어두운지 깜빡 잊기 십상이지요. 소박하고 계산 없는 나눔과 배려가 절실한 때,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마음으로 전해지는 전나무 숲의 이야기를 함께 읽으세요. 이 책은 아이들이 직접 뽑은 이탈리아 볼로냐국제도서전 엘바상 수상작입니다.
○ 독후활동: 작은 전나무 만들기
준비물: 흰 도화지 혹은 남은 종합장, 색연필, 사인펜, 가위, 셀로판테이프 등
1. 손바닥 크기로 전나무를 그린다. 한 사람이 여러 개를 그려도 좋다. 전나무를 그리는 동안 책에 나온 전나무나 할아버지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눈다.
2. 색연필과 사인펜 등으로 마음껏 꾸미되 나무 아래에 받고 싶은 선물이 아니라 나누고 싶은 것을 그린다. 나는 어떤 것을 나눌 수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그린다.
3. 다 그린 전나무를 가위로 오린다.
4. 바깥 풍경이 보이는 유리창에 테이프로 줄지어 붙인다. 너무 일렬로 줄을 딱 맞출 필요는 없다.
5. 눈 소식이 많은 요즘이다. 눈 내리는 날이나 눈이 그친 후 눈 쌓인 바깥 풍경을 배경으로 각도를 잘 조절하여 촬영을 하면 삐뚤빼뚤 그려 붙인 전나무들이 눈 위로 자라난 듯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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