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는 회복할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미국과 시진핑 체제로 접어든 중국의 G2는 세계 정세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2013년의 세계 경제와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대부분의 예측서는 내년의 글로벌 경제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있는 법. 2013년 트렌드 예측서를 통해 생존 비법을 알아볼 만하다.
미국 경제예측연구소 HS덴트의 설립자인 헤리 덴트와 로드니 존슨이 펴낸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청림출판)는 2013∼2015년 초반 사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재정위기로 인한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 다시 한 번 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3,800까지 하락하고, 한국의 코스피도 950 부근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새로운 호황기가 시작될 것이며 글로벌 경제호황기의 주역은 중국이 아니라 인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2013 세계경제대전망’(한국경제신문)도 유럽이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떠오르는 신흥대국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꼽았다. 201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가장 높을 국가로는 인구 300만 명의 몽골을 꼽았다. 고비사막에서 구리와 금을 채굴하는 몽골 최대 투자사업인 오유톨고이 프로젝트는 석탄, 은, 우라늄 등 각종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몽골의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2013 세계, 기회와 도전’(알키)을 펴낸 KOTRA는 인구 4억 명의 거대시장인 남미를 한국이 바라봐야 할 기회의 땅으로 꼽았다. 페루,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 등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 한국의 음식, 패션, 상품에 대한 열광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33인의 칠레 매몰 광원 구출에도 국내 기업들이 비중 있는 조연 역할을 했다. 당초 구조작업 기간을 4개월에서 7주로 단축시키는 데 기여한 굴착기의 핵심 부품인 ‘공압 해머’를 제조한 것은 국내 중소기업이었다. 지하 662m 아래에 매몰됐던 광원들은 한국산 휴대전화에 저장된 가족사진을 보면서 용기를 잃지 않았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13 한국 경제 대예측’(청림출판)에서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자동차, 전기·전자, 정보기술(IT), 부동산, 금융, 공공부문 등 6개 산업의 전망을 분석했다. 이 연구소는 “2013년은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한국의 백색 가전산업이 새롭게 발돋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전제품은 스마트화 열풍,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약기술 경쟁, 프리미엄 디자인 경쟁을 타고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뱀’의 해인 2013년 승리의 필살기가 될 키워드로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를 꼽는다. ‘트렌드 코리아 2013’(미래의창)에서 그는 내년은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불확실성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엄혹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개인들이 서로를 경계하는 날 선 사람들의 도시(City of hysterie), 난센스에 열광하는 시대(OTL Nonsense!), 스칸디 맘(Bravo Scandimom), 물질주의자의 무소유(Redefined ownership), 나 홀로 라운징(Alone with lounging), 미각의 제국(Taste your life out), 시즌 개념의 상실(Whenever U want),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It's detox time), 소진 사회(Surviving burn-out society), 적절한 불편(Trouble is welcomed) 등의 트렌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가장 희망적인 키워드는 ‘스칸디맘’이다. 자녀의 입시위주 교육에 모든 것을 헌신하던 전 세대 엄마와 달리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시하고, 친환경적이고 실용적이며 합리적인 북유럽식 교육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30대 엄마들이다. 저자는 “코브라 트위스트는 프로레슬링에서 사용하는 치명적인 기술”이라며 “2013년을 헤쳐 나갈 나만의 필살기를 갖췄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키워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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