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하거나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 50대들이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는 높은 반면 막상 여가생활을 즐기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6일 발표한 ‘도시지역 50대 장년층의 여가생활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1955∼1963년에 출생한 도시지역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거의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한두 번의 여가 활동을 기준으로 할 때 50대들은 49.7%가 종교모임, 34.5%가 동창회나 계모임같은 친목모임에 참여한다고 응답했다. 스포츠, 문화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종교, 친목모임이 여가활동의 대부분인 것이다. ‘일주일에 1∼2회 이상 자기계발을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 사회봉사 2%, 정당이나 시민단체 등 단체활동에 참여한다는 응답은 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50대의 여가활동이 소극적인 데 대해 유년기 시절부터 ‘여가경력’(Leisure career)이 부족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여가경력은 유년기에 경험한 여가경험이 이후 인생단계의 여가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에서 나온 용어이다.
우리나라 50대는 6.25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유소년기를 보냈다. 고도의 경제성장시대를 거치며 근검절약을 강조한 생활을 요구받았으며, 여기에는 금전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절약도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시기를 보내며 성장한 50대들은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시간이 주어져도 좀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50대 장년층을 위한 여가문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50대를 위한 다양한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사회봉사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