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6기 국수전…103 두터운 수

○ 민상연 2단 ● 최철한 9단
도전자결정전 2국 ５보(92∼110)

전보의 바꿔치기는 일단 흑이 이득을 봤다. 우변 백 5점을 잡은 실리가 하변 흑을 잡은 것보다는 크기 때문이다.

92는 흑이 두면 선수가 되는 자리. 10집이 넘는 큰 곳이다. 바꿔치기의 부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최철한 9단은 93으로 밭전(田)자를 째고 들어와 백 집을 부순다. 바꿔치기로 흑을 내줬지만 조금이라도 더 깨보자는 뜻. 민상연 2단은 94, 96으로 기세 좋게 뚫었지만 결국 98로 되돌아와 지켜야 한다. 참고 1도처럼 흑 대마를 잡으러 가면 흑 6, 8을 선수하고 흑 10으로 잇는다. 흑 12의 맥점으로 백이 곤란해진다.

99는 흑 대마를 보강하면서 중앙 백 모양을 견제하는 일석이조의 수. 백은 100으로 막으면서 흑 4점을 수중에 넣기는 했다. 하지만 흑이 선수여서 여전히 흑의 우세. 103, 105는 실리로도 크지만 우변 백 대마에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뒷맛을 완벽하게 없앤 두터운 수.

104는 반상 최대. 백은 108, 110으로 두어 막판 실리로 추격하고 있다. 108에 대해 109로 지키지 않고 반발하고 싶지만 잘 안 된다. 참고 2도처럼 흑 1로 차단해 잡으려 해도 백 2로 막고 백 4로 두면 백이 귀에서 쉽게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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