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2013]영화평론 ‘문제적인, 그러나 전복적이지 않은…’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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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일 03시 00분


영화 ‘피에타’를 향한 의구심 짙은 물음들


응모작 33편 가운데 최종 후보로 선택된 것은 두 편이었다. ‘비극적 스투디움과 일상적 푼크툼의 세계-홍상수의 ‘다른 나라에서’와 김기덕의 ‘피에타’를 중심으로’와 ‘문제적인, 그러나 전복적이지 않은…‘피에타’를 향한 질문’이다. 고심하며 재독 끝에 결국은 후자를 택했다. 그 까닭은 (영화)평론은 무엇보다 ‘문제제기적’이어야 한다는 내 특유의 비평관 때문이다.

‘문제적인, 그러나 전복적이지 않은…’은 글쓰기의 완성도 면에서 ‘비극적 스투디움과 일상적 푼크툼의 세계’에 비해 다소 미흡하다. 비문적 대목이 거슬리기도 한다. 영화의 기표인 비주얼과 사운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피에타’의 내러티브 및 의미 속으로만 파고든 것도 유감이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제기적 비평의 어떤 전범으로서 손색없다. 이 전범은 감독을 포함한 세간의 주장처럼 ‘피에타’가 과연 ‘반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영화인가에 대해, ‘자비’와 ‘구원’이란 ‘피에타’의 대주제와 ‘폭력’ ‘복수’ ‘모성 신화’ ‘가족주의’ ‘정글’ 속 ‘먹이사슬’ 등으로 나열될 수 있을 서브테마들의 유기적 연결성에 대해 의구심 짙은 물음들을 던진다. 그 문제제기가 집요하고 논리 전개도 정치해 가독성도 빼어나다.

그에 비해 ‘비극적 스투디움과 일상적 푼크툼의 세계’는 지나치게 스투디움과 푼크툼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다. 다분히 설명적이며 동어반복적이다. 그 두 개념의 영화적 적용에 더 큰 힘을 쏟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승자와 패자, 모두의 건필을 소망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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