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의 대표 주자 고급 향수. 지금 같은 불황에도 한 병에 20만 원을 호가하는 향수는 여전히 인기 있다. 그래서 동아일보 여기자 3인과 남기자 1인이 향수 품평회를 열었다. 작년 하반기(7∼12월)에 출시된 신제품이거나 국내에 처음 진출한 브랜드의 제품만 모았다. 남자인 김범석 기자는 여성이 해당 향수를 뿌렸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선호도를 밝혔다. 남녀의 향수관은 꽤 많이 달랐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르 라보 ‘이리스 39’=톱 노트는 아이리스, 장미. 하트 노트는 라임, 생강, 파슬리. 베이스 노트는 머스크, 사향액.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하다. 생산 장소와 구매 날짜, 선물받는 상대방의 이름 등을 병에 적어준다는 점이 특별하다. 오 드 퍼퓸, 100mL 32만 원.
박선희=산뜻하고 가볍다. 과일향도 강해 봄이나 초여름에 나들이 갈 때 뿌리면 좋을 것 같다.
김범석=털털하면서도 유쾌한, 사이다 같은 여성과 어울릴 것 같다.
염희진=처음 향은 강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과일향이 느껴진다. 바이레도는 향수(鄕愁)를 자극하는 향수(香水)라는 평을 받았다. 염희진=비누인지, 샴푸인지 익숙한 향인 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좋은 향이다.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다.
박선희=시원하고 청량한데 아닉구딸보다는 덜 달콤하고 조 말론보다는 약간 강하다. 김범석=남자 입장에서 무난한 향은 아니다. 딥디크의 향기를 맡으며 기자들은 휴가지의 신선한 공기를 떠올렸다.
김현수=지중해의 향, 코코넛밀크의 달콤함이 느껴진다.
염희진=무화과나무 하나를 짜서 넣은 듯한 느낌, 지난달 신혼여행으로 갔던 모리셔스를 생각나게 한다. 김범석=겐조에서 남성용으로 대나무향이 느껴지는 향수를 냈던 것 같은데, 이 향수를 쓰는 여자에겐 ‘너 나랑 같은 향수 쓰니’라고 묻고 싶을 것 같다. 아르마니 프리베는 향이 독특하다는 평이 많았다.
향수를 뿌린 후 시간대별로 ‘톱 노트’는 뿌린 직후, ‘하트 노트(미들 노트)’는 30분에서 1시간이 지났을 때, ‘베이스
노트(라스팅 노트)’는 2∼3시간이 지난 뒤 체취와 섞인 향기를 뜻한다. 향수를 고를 때는 후각이 예민한 초저녁에 매장을 방문해
시향지에 향수를 뿌리고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도록 여러 차례 흔든 뒤 10cm 떨어져 냄새를 맡는다. 맘에 드는 향수를 발견했을 땐
손목에 뿌리고 30분 정도 내버려두면 하트 노트까지 맡아볼 수 있다.
향수 농도를 기준으로 ‘오드콜로뉴’는 향료
농도가 3∼5%로 가장 낮다. 향이 1∼2시간 지속된다. 비교적 듬뿍 뿌려도 된다. ‘오드투알레트’은 항료 농도는 5∼10%, 향
지속시간은 3∼4시간. 향이 부드러워 낮에 주로 뿌린다. ‘오드퍼퓸’은 향료 농도는 10∼15%, 향 지속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파는 종류다. ‘퍼퓸’은 향료 농도가 15∼30%로, 향이 진하며 약 10시간 지속된다.
향취는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성질이 있으므로 움직임이 많은 치맛단 안쪽이나 상의 아래에 뿌리면 향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귀 뒤,
손목, 팔꿈치 안쪽, 무릎 뒤 등 맥박이 뛰는 부분에 사용하면 향이 잘 발산된다. 머리 위쪽에 향수를 뿌린 뒤 향이 그대로
내려앉도록 하면 머리카락이 휘날릴 때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다림질하기 전 다림판에 향수를 뿌린 뒤 그 위에 옷을 올리고 다리미를
약간 뗀 후 열을 가하면 향이 옷에 가볍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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