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학계 주요 화두는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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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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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공연, 출판계의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 열풍이 학계에도 옮겨 붙는 것일까. 올해 인문·사회과학계 주요 학술대회의 화두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및 소통으로 모아지고 있다. 》
한국서양사학회는 5월 24, 25일 ‘서양사 속의 빈곤과 빈민’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고대와 중세의 빈곤 인식, 빈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구제 노력, 그리고 20세기 빈민 문제와 사회복지의 발전사를 살펴본다. 역사학계의 최대 연례행사인 전국역사학대회(10월 25, 26일)에서는 ‘역사 속 소수자’를 돌아본다. 여성 노인 아동 빈민 장애인 유대인 과부 노비 매춘부 동성애자 등 소수자, 사회적 약자, 소외자 집단의 역사를 통해 인권과 복지의 가치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향후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선거의 해였던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이슈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사회복지학회는 4월 26, 27일 춘계학술대회에서 ‘돌봄 위기와 사회복지의 대응’을 논의한다. 그동안 가족의 책임으로 여겨졌던 아동 여성 노인을 돌보는 일이 이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돼야 한다는 취지다. 조흥식 사회복지학회장(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한국 실정에 맞는 사회복지서비스를 논의하는 한편 현재 관심이 집중되는 복지재원에 대해서도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대두된 소통이란 화두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전히 주요한 주제다. 한국사회학회는 6월 21, 22일 여는 전기사회학대회의 주제를 ‘대중과 소통하는 새로운 사회학의 모색’으로 정했다. 경제 양극화, 일자리 부족, 출산율 저하,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등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이슈에 부응해 실질적인 해답을 주는 사회학을 지향하자는 뜻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회학회는 12월 20, 21일 여는 후기사회학대회의 주제를 ‘한국사회의 변화와 사회학의 대응’으로 정했다. 정진성 사회학회장(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은 “급격히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 사회학계가 빠르게 대응해 사회와 소통하고 실천성을 높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학회는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각각 4월 19일과 5월 10일 특별심포지엄을 연다.

한국언론학회는 5월 10일 여는 봄철 정기학술대회 주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본 커뮤니케이션학’으로 잡았다. 김정탁 언론학회장(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빌 게이츠가 커뮤니케이션의 위대한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언론학회는 서구 이론에서 벗어나 우리 실정과 문화에 맞는 ‘커뮤니케이션학의 한국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7월 초 중국 학자 20여 명을 초청해 한중 언론학자 세미나를 열고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서구 이론에서 탈피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한국철학회는 6월 초에 개최할 학술대회의 주제를 ‘이념’ 또는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적 성찰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한국정치학회는 6·25전쟁 휴전협정 및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을 맞아 7월과 10월에 한반도 안보와 평화 체제를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한국심리학회는 8월 연차학술대회의 대주제를 정하진 않았지만 소주제의 하나로 ‘재난과 심리학’을 선정해 한중일 학자들이 함께 태안 기름유출사고, 동일본 대지진, 중국 쓰촨 성 지진에 대응하는 심리학을 모색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인문사회과학계#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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