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어린이 100명이 함께 그린 동화책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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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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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경주 동화교류 참가자들
‘빛’주제 생각-이야기 12권에 모아 삐뚤빼뚤 손글씨-그림체 그대로

지난해 8월 경주에서 열린 ‘한일중 어린이동화교류’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이 ‘빛’을 주제로 동화책을 만들고 있다. APCEIU 제공
지난해 8월 경주에서 열린 ‘한일중 어린이동화교류’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이 ‘빛’을 주제로 동화책을 만들고 있다. APCEIU 제공
한국 중국 일본 어린이 100명이 함께 그린 동화책 12권이 나왔다. 필자들은 모두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APCEIU)이 지난해 8월 경주에서 개최한 ‘한일중 어린이 동화교류 2012’ 참가자들이다.

일주일간 열린 이 행사의 주제는 ‘빛’이었다. 아이들은 10명씩 한 반을 이뤄 반별로 동화책 한 권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먼저 ‘빛’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스케치한 뒤 각각의 그림을 모아 어떻게 하나의 줄거리로 만들 수 있을지 통역을 통해 토론하며 이야기를 붙여갔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 중 ‘손큰이의 대모험’은 한쪽 팔이 유독 굵고 큰 사내아이 손큰이가 팔을 치료하기 위해 빛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줄거리. 이 이야기는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한 어린이가 남자아이를 그리면서 실수로 팔을 너무 크게 그렸는데, 반 아이들이 이 캐릭터를 좋아해 만장일치로 동화책의 주인공 ‘손큰이’가 된 것이다.

또 다른 작품 ‘희망의 빛으로’에서는 이 행사에 참가한 박경태 군(대구매곡초교 6학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빛’ 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둠’이라고 대답한 경태 군에게 빛을 찾아주자는 의견이 모아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장래 희망이 천문학자라고 밝힌 박 군은 이야기 속에서도 별을 관찰하며 빛을 찾는 여행을 떠난다.

어두운 까막나라에 빛을 가져오는 용감한 개의 이야기를 그린 ‘불개’.
어두운 까막나라에 빛을 가져오는 용감한 개의 이야기를 그린 ‘불개’.
이렇게 해서 ‘마음의 빛’ ‘희망을 찾아서’ ‘꿈이 가득한 우주’ ‘기묘한 달빛 여행’ ‘태양을 피하는 방법’ 등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동화책이 탄생했다. 삐뚤빼뚤한 손글씨와 그림체가 그대로 살아있는 책에는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가 번갈아가며 적혀 있다. 일본 와카야마(和歌山) 현에서 온 마쓰모토 아즈사 양은 “빛(光)이라는 단 한 글자의 단어인데, 모두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다르니까 재밌고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국공공도서관협회와 다문화가족 전문 여행사인 플라이어스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과 다문화실에 기증할 외국 어린이 동화책을 모으기 위해 ‘지구촌 북크로싱’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해외 여행객들이 현지의 어린이 그림 동화책을 가져오면 5권 이내에서 가져온 권수만큼 국내 신간 동화책으로 바꿔준다. 정용선 플라이어스 대표는 “북크로싱 운동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한국 문화뿐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나라의 문화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1599-566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어린이 동화책#유네스코 동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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