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읽고 잘 쓰는 법’ 책 잇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7일 03시 00분


독서는 커피 마시듯 일상처럼, 좋은 글은 쉽고 간결해야

“신은 죽었다(Gott ist tot)”라는 짧은 문장의 전율감. 19세기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말은 짧게, 의미는 깊게’를 그의 글쓰기 모토로 삼았다. 어떻게 해야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문자메시지부터 업무상 주고받는 e메일, 보고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읽기와 쓰기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 연초부터 잇달아 출간됐다.

‘호모 스크리벤스-글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라’(21세기북스)에 따르면 좋은 글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전하는 간결한 글이다. 이를 위해서는 완성된 글을 최소한 세 번은 읽어봐야 한다. 이미 써 놓은 글을 최대한 축소해 다시 써보는 것도 요령이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분노와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덜어내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간략한 메모를 남기는 것도 사고를 확장시키는 비결이다.

‘명문장의 조건’(한길사) 또한 간략한 문장을 강조한다. 특히 함축미가 담긴 문장은 중국 고전의 묘미기도 하다. 한자는 명사와 동사, 형용사의 구별이 없고 수나 시제도 불명확해 짧은 문장에 다양한 뜻을 함축할 수 있다.

좋은 글감을 모으기 위해 부지런한 독서도 필수다. 베스트셀러를 읽을까, 점잖은 교양서를 읽을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남캘리포니아대의 교육학 교수 스티븐 크라센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기’를 권한다. ‘크라센의 읽기혁명’(르네상스)에 인용된 1935년부터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만화책이든 잡지든 분야에 구애 받지 않는 즐거운 독서가 어휘 습득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문제집이나 단어장을 활용하는 문법교육이 읽기와 쓰기 능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 자발적인 읽기를 통해 복잡한 문법을 숙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기 위해서 나만의 독서노트 쓰기를 제안한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다른세상)의 저자 김의기 씨는 20년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근무하며 국제기구 근무자들로 구성된 북클럽 회원으로 활동했다. 그가 만난 전 세계 수많은 독서광의 공통점은 독서가 일상이란 점. 하루 한잔의 커피를 마시듯 부담감 없이 책의 한 단락을 읽는 것이 꾸준한 독서의 비결이다. 이들은 주인공의 이유 없는 살인으로 극이 전개되는 카뮈의 ‘이방인’을 읽으면서 ‘정말 뫼르소가 이유 없는 살인을 했을까’ 되묻고,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며 ‘데이지에 대한 개츠비의 감정은 집착인가, 사랑인가?’ 식으로 고민하며 독서노트에 생각을 옮긴다.

다부지게 노력해도 니체 같은 표현력이 금세 안나온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도 글 쓰는 법은 하루아침에 익힐 수 없다.” 루소의 말이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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