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M, EXO-M처럼 한중 합작 아이돌 그룹은 기존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가수의 빈자리를 메우며 새로운 한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의 체계적 트레이닝 시스템과 중국 인력이 결합한 이들의 목표는 거대한 중화권 시장을 기반으로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CGV 국제영화관에서는 슈퍼주니어-M 정규 2집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 발매 기자회견이 열렸다. 후난위성TV와 시나 등 200여 명의 현지 주요 매체 기자단과 1200명의 팬들이 몰려 중국 공안이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중화권에서 주로 활동하는 슈퍼주니어-M은 이름의 ‘M(Mandarin·표준 중국어란 뜻에서 파생한 중국식이란 의미)’에서 보듯 현지화 전략에 맞춰 결성됐다. 13명의 슈퍼주니어 멤버 중 6명(시원 려욱 규현 동해 은혁 성민)과 중국인 멤버 저우미(周覓·27)와 헨리(24) 2명을 합쳐 총 8명이다. 이들은 중국 유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현지에서 왕성히 활동 중이다.
8일 늦은 저녁 베이징의 한 호텔 라운지에서 만난 저우미와 헨리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능력’이라고 말했다. 저우미는 “(내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아이돌 그룹임에도 중국 팬들이 친근하게 느낀다”며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도 한국인 멤버보다 순발력 있게 대처해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헨리도 “보통 케이팝 가수들의 중국어 노래는 발음이 어색해 팬들의 거부감을 살 때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부작용이 없다”고 말했다. SM 소속의 다른 6인조 남성그룹 EXO-M은 6명의 멤버 중 한국인은 2명이고 중국인은 4명으로 중국인이 더 많다.
1990년대부터 한국 가수의 중국 진출을 도왔던 시나닷컴 한국지사 대표 마쉐(馬雪·33·여)는 중국 케이팝 가수의 성공 비결로 현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꼽았다. 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가수면 무조건 인기를 얻었지만 이젠 팬들과 소통하며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와 포미닛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중화권 출신 남성 4인조 아이돌 그룹을 육성 중인 SS미디어의 바이레이(白磊·34) 부사장은 “중국은 인재를 보내고 한국은 이를 육성하는 것”을 미래 케이팝의 활로로 봤다. SS미디어는 올해 데뷔 예정인 이들을 3년 전부터 큐브엔터테인먼트에 보내 한국형 트레이닝을 받게 하고 있으며 작곡과 안무도 한국 측이 전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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