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들은 유튜브를 통해 1월 현재 500만∼9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속 한국 드라마 동영상은 동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독일, 멕시코, 브라질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동아일보DB
터키에 사는 대학생 이렘 아타잔 씨(23·여)는 한국 드라마 마니아다. 이스탄불에 있는 빌기대를 다니던 그는 2010년 한양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 달간 서울에 살았는데 이때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아타잔 씨는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전편을 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도 더욱 커졌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는 자사 프로그램을 유튜브를 통해 확산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유튜브 인기 한국드라마는?
최근 유튜브 속 국내 드라마는 장르나 방영 시기와 상관없이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동아일보가 유튜브 내 한국드라마 동영상 조회 순위를 분석한 결과 △KBS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 ‘학교 2013’ ‘패밀리’ ‘내 딸 서영이’ △MBC는 ‘궁’ ‘커피프린스 1호점’ ‘동이’ △SBS는 ‘패션왕’ ‘신사의 품격’ ‘옥탑방 왕세자’가 상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개토태왕’(이상 KBS), ‘선덕여왕’(MBC)과 같은 사극도 각각 조회수 10위권에 들었다.
드라마당 조회수는 약 500만∼900만 건이었다. 유튜브 측은 “뮤직비디오와 달리 드라마 조회수는 수백만 건이 되기 어렵다”며 “그만큼 한국드라마가 인기가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남스타일 열풍 이후 한국 방송프로그램의 해외 조회 비율이 늘었다. 강남스타일 열풍 이전이던 지난해 7월 한국드라마 동영상 조회수 비율은 국내가 50%, 해외가 50%였다. 하지만 싸이 열풍 이후인 이달 현재 그 비율은 국내 34%, 해외 66%로 바뀌었다. 유튜브 내에서 한국드라마 조회수가 높은 국가는 기존 일본 베트남 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같은 나라로 확대됐다.
○ 방송사들, 유튜브 전쟁 중
그동안 국내 드라마가 해외에 유통되려면 해외 방송국 물색, 계약 체결, 2차 판권 조율을 포함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를 실시간으로 직접 공략하는 방식이 성공하면서 방송사마다 비슷한 방식을 추구하게 됐다.
KBS MBC SBS는 유튜브를 통한 자사 드라마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KBS는 자사 전용 유튜브 채널 수를 늘렸다. MBC는 예능프로 일부를 TV와 유튜브 양쪽 모두에 생중계한다. SBS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 접속하는 시청자를 위해 작은 화면에 맞게 편집된 스페셜 영상을 제공한다. 다양한 방송사의 프로를 모두 제공하는 유튜브 한국 방송프로그램 종합채널도 생겼다.
국내 오프라인 시청률 못지않게 온라인 동영상 조회수도 중요해진 것. 국내 TV 시청자는 37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유튜브의 월간 순방문자는 8억 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직 TV시청률과 온라인 조회수를 합산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대략의 비교는 가능하다. 시청률 10%를 시청자 수로 환산하면 약 370만 명이 된다. 유튜브를 통해 20부작 드라마 조회수 800만 건을 기록했다면 드라마 전편의 합산 시청률은 22% 정도 되는 셈이다. 이를 20부로 나누면 드라마 1편당 약 1.1%의 시청률이 나온다.
ABG닐슨 관계자는 “향후 유튜브 조회수도 시청률에 합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방송사들은 유튜브 동영상에 붙는 광고 수익을 유튜브 측과 나눠 갖는 계약도 맺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유튜브 속 TV 프로그램을 만든 방송사와 해당 프로에 출연한 연예인의 이익 배분, 초상권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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