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단법인으로 새로이 출발한 KBS교향악단이 다음 달 22일 체코 지휘자 레오스 스바로프스키가 지휘하는 스메타나 ‘나의 조국’ 전곡 연주로 신년 정기연주회 일정을 시작한다. 상임지휘자가 공석인 만큼 상반기는 객원지휘자 체제로 운영한다. KBS교향악단 측은 “상반기에 상임지휘자를 선임할 것이며 객원지휘자들은 모두 유력한 후보군”이라고 밝혔다. 눈 밝은 음반 수집가들에게 낯익은 이름들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 3월 22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휘하는 이란 출신 지휘자 알렉산데르 라바리(65)는 최대 클래식 음악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음반사 낙소스에서 광대한 레퍼토리를 선보여 왔다. 슈베르트, 쇼스타코비치, 베토벤, 슈만의 교향곡에서 푸치니 ‘토스카’, 베르디 ‘리골레토’를 비롯한 오페라까지 음반과 음원으로 내놓고 있다.
테헤란에서 성장한 그는 이슬람혁명 전인 1977년 유럽으로 이주했다. 2008년에도 KBS교향악단을 지휘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을 들려줬다. 작품의 구조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준다는 평.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는 미국 예일대 음대 교수 보리스 베르만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 5월 10일 지휘대에 서는 네덜란드의 케이스 바컬스(68)는 1997∼2005년 말레이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대 음악감독을 지낸 인물. 말레이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회사 데완페트로나스가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 ‘페트로나스타워’ 안에 콘서트홀을 개관하면서 창단한 상주악단이다. 단원 대부분을 유럽인으로 충원한 이 악단은 초기부터 완숙한 연주력으로 화제를 모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 악단의 계관지휘자가 된 바컬스는 BIS 레이블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곡을, 낙소스 레이블에서 본윌리엄스 교향곡 시리즈를 내놓았다. 연주 곡목은 미정.
○ 5월 31일에는 폴란드 지휘자 야체크 카습시크(61)가 지휘봉을 잡는다. 1990년대 초반 영국 음반사 ‘콜린스’에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프랑크 교향곡, 베르디 서곡집 등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던 주인공이다. 콜린스는 당시 최소한의 마이크로 연주회장의 자연스러운 음향을 살려 주목을 받았다. 거칠 것 없이 몰아붙이는 박력이 카습시크의 매력으로 꼽힌다. EMI에서 구레츠키와 시마노프스키 교향곡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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