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우리나라 댄스스포츠 사상 가장 큰 국제대회가 열린다. 세계 랭킹 6위권에 드는 최정상급 선수들을 포함해 내로라하는 해외 남녀 선수 100쌍이 이미 출사표를 냈다. 국내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100쌍의 선수가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의 이름은 ‘2013 코리아 오픈-아시안 오픈 인터내셔널 댄스스포츠 챔피언십’. 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댄스스포츠 경연으로 이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이 대회를 기획한 사람은 댄스스포츠 전문기업 누에보의 구진희 부사장(36)이다. 그는 “아시안 오픈 챔피언십의 국내 최초 개최는 지금까지 한국의 댄스스포츠 문화나 대중적 인식이 그만큼 덜 발달돼 있었다는 뜻”이라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건전한 댄스스포츠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지우 대표와 환상의 콤비
구 부사장과 함께 누에보를 이끄는 또 한 사람은 박지우 대표(33)다. 한국댄스평의회(KDC)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한 TV프로그램의 댄스스포츠 경연에서 탤런트 최여진과 짝을 이뤄 우승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 대표와 구 부사장은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 댄스스포츠 얘기를 나누다 국내 최초의 댄스스포츠 전문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두 사람은 ‘환상의 콤비’다. 박 대표는 댄스스포츠의 본고장 영국에서 유학해 현지에 있는 댄스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가 좋다. 이를 활용해 전대미문의 큰 행사를 치르기 위해 영국협회 관계자들을 일일이 따라다녔다. 구 부사장은 아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기업 관계자들과 탄탄한 유대를 맺어 왔다. 그는 댄스스포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후원을 망설이는 기업들을 설득하는 데 구슬땀을 흘렸다.
다행히 최근 들어 과거 ‘춤바람’으로 매도됐던 댄스스포츠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은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구 부사장에 따르면 댄스스포츠 교습 스튜디오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단체로 강의를 받는 일도 흔해졌다. 글로벌 경영이 강조되면서 국내 기업 임원들이 해외의 서양식 파티에 초대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스텝 하나 떼지 못해 난처한 경험을 한 그들은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구 부사장은 3월 열리는 대회의 티켓 300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곧바로 매진됐다고 전했다. 누에보는 그 여세를 몰아 댄스스포츠를 함께 즐기는 멤버십 회원도 곧 모집할 예정이다.
구 부사장은 지난해 말 사촌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이양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구자홍 전 LS그룹 회장의 딸이다. 재계 순위 13위인 대기업 회장이 공동 창업주들의 뜻에 따라 사촌에게 경영권을 이양한 데 대해 재계는 “아름다운 승계”라고 평가한 바 있다. 구 부사장은 “아버지는 소탈함이 가장 큰 덕목인 분”이라며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댄스스포츠를 배우면서 좀 더 활기찬 삶을 사실 수 있게 열심히 인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늘 인생의 멘토로 꼽는 아버지는 딸이 댄스스포츠 관련 사업을 시작한 데 대해서도 심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버지는 수영 야구 축구 골프 할 것 없이 만능 스포츠맨이시고 운동을 할 때 승리욕도 강한 편이에요. 그래선지 제가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관련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시는 것 같아요.”
춤은 미술-패션과 통해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에스모드패션스쿨, 홍익대 예술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구 부사장은 아트 컨설턴트로도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미술과 패션, 그리고 춤은 결국 한 장르예요. 스포츠댄스에서 쓰는 용어와 음악에서 쓰는 용어들은 거의 일치해요. 댄스는 음악을 시각화한 행위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5년간 댄스스포츠를 배우며 성격은 더 담대해지고 늘 민낯을 유지할 정도로 털털했던 성향이 여성스러워지는 기적을 경험했다”라면서 “주변 사람 누구에게나 이 기적을 함께 나누자고 권한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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