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FOCUS]전쟁터 한가운데서도 사랑의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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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 Saturday Music Salon… 1939년 곡 ‘릴리 마를렌’

‘릴리 마를렌’을 부른 가수 중 가장 잘 알려진 마를레네 디트리히. 동아일보DB
‘릴리 마를렌’을 부른 가수 중 가장 잘 알려진 마를레네 디트리히. 동아일보DB
독일 함부르크 출신의 한스 라이프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에 징집됐다. 1915년 그는 전쟁터에서 고향에 있는 자신의 애인 ‘릴리’와 꼭 닮은 간호사 ‘마를렌’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고향의 애인과 전쟁터에서 만난 또 다른 사랑, 그는 두 사람에 대한 마음을 담아 한 편의 시를 남겼다. 이 시에 작곡가 노르베르트 슐체가 1939년 곡을 붙여 탄생한 노래가 바로 ‘릴리 마를렌’이다. 전쟁터 한가운데서도 사랑은 꽃피는 법이다.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전쟁터에 이 노래가 다시 울려 퍼졌다. 독일군 방송국에서 우연히 발견해 틀어주기 시작한 이 노래는 독일군뿐만 아니라 영국군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때는 치열했던 전투가 자연스럽게 중단됐다는 증언도 있다. 전쟁터 한가운데서도 평화는 꽃피는 법이다.

나치의 선전부 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는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며 이 노래를 금지했다. 그러자 방송국에 노래를 틀어달라는 병사들의 편지가 쇄도했다. 결국 금지 조치가 풀렸고, 그 뒤로 노래는 매일 오후 9시 55분에 울려 퍼졌다고 한다.

‘저녁마다 그녀를 기다리지만, 그녀는 날 잊은 지 오래. 그리고 내가 큰일을 당하면, 누가 이 가로등 아래 서나. 당신, 릴리 마를렌과 함께.’(시의 네 번째 연 중)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O2#릴리마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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