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선 매우 역사가 깊고 인기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원예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테라리움(Terrarium)’입니다. 테라리움은 투명한 그릇에 식물을 넣어 키우는 것을 말합니다. 뚜껑의 유무에 따라 밀폐식과 개방식으로 나뉩니다. 오늘은 보는 것은 물론이고 만드는 재미가 조금 더 있는 밀폐식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테라리움은 1827년 영국 런던의 의사 너새니얼 워드가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우연히 병 속에서 잘 자라고 있는 고사리를 발견해 테라리움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후 테라리움은 열대지방의 희귀한 식물들을 안전하게 유럽으로 가져오는 방법으로도 쓰이게 됐습니다.
밀폐식 테라리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작은 생태계가 됩니다. 뚜껑이 닫힌 병 안에서 물과 공기가 저절로 순환합니다. 식물이 증산작용을 통해 배출한 수분은 병뚜껑에 맺혀 있다 ‘비’가 되어 내립니다. 간단하게 테라리움을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용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투명한 것이면 무엇이나 좋습니다. 저는 반찬 그릇을 썼습니다. 다만 뚜껑이 투명한 것을 쓰셔야 빛이 잘 들어갑니다.
1 그릇 맨 아래에 자갈을 3cm 두께로 까세요. 이 자갈은 여분의 물을 저장하는 배수층 역할을 합니다.
2 그 위에 원예용 숯을 1.5cm 정도 넣으세요. 숯은 수분 양의 조절과 살균에 도움이 됩니다.
3 이제 흙을 덮고 식물을 심을 차례입니다. 흙의 두께는 식물과 용기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식물의 뿌리를 충분히 덮을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요. 참, 흙은 원예용 배양토로 하거나 소독해 써야 벌레가 생기지 않습니다.
4 물을 준 후 뚜껑을 덮으세요. 처음 며칠 동안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병 속의 공기가 아주 습하거나, 물방울이 병에 맺혀 내부가 잘 보이지 않으면 뚜껑을 열어 여분의 물기를 날려버리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테라리움을 밝은 곳에 두되 직사광선이 닿는 곳은 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병 속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식물이 익어버리거든요. 테라리움에선 직접 조명을 쓰기 어렵고 어쨌든 병 속은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습니다. 이끼나 고사리 종류가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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