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사우나서 마시지 한턱 쏴! 한끼쯤 뷔페 가면 신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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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8일 03시 00분


■ 채널A ‘…시월드’ 스타들의 명절 고부 갈등 날리기

종합편성TV 채널A의 토크쇼 ‘웰 컴투 시월드’에 출연 중인 성우 송도순 씨(왼쪽)와 며느리 채자연 씨. 이들은 “명절 후 같이 사우나에 가서 명절 스트레스도 풀고 고부 간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고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종합편성TV 채널A의 토크쇼 ‘웰 컴투 시월드’에 출연 중인 성우 송도순 씨(왼쪽)와 며느리 채자연 씨. 이들은 “명절 후 같이 사우나에 가서 명절 스트레스도 풀고 고부 간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고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번 설은 또 어떻게 넘기나….”

명절만 다가오면 주부들의 한숨소리가 커진다. 부부 상담 전문기관에 따르면 명절 직후 부부 싸움이나 이혼 관련 상담이 2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명절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것이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종합편성TV 채널A의 토크쇼 ‘웰 컴투 시월드’에 출연하는 탤런트 전원주 씨(74)와 며느리 김해현 씨(47), 성우 송도순 씨(64)와 며느리 채자연 씨(35)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복연구가 박술녀 씨 사무실에 모였다. 고부(姑婦)간 펼쳐진 난상토론에서는 다양한 명절스트레스 해소법이 나왔다.》

“요리보다 설거지할 때 더 짜증나요”

먼저 며느리들이 기다렸다는 듯 그동안 쌓인 불만을 애교 섞인 말투로 쏟아냈다.

채=
어머니∼. 솔직히 명절 때 요리할 때보다는 설거지할 때 짜증나요. 음식이야 다 같이 만들지만 설거지는 저 혼자 하잖아요. 다들 TV 보면서 과일 먹는데 혼자 설거지하는 기분이란 게 참…. 지난해 설에는 양념게장 만들어 갔는데 어머니가 먹기 좋게 발라서 도련님 앞에만 놓는 거예요. 조금 야속했어요.

김=
저는 형님이 외국에 계셔서 설음식을 혼자 다 준비한 적이 있어요. 어머니(전원주)는 명절이면 여운계 아주머니와 놀러 가시더라고요. 설에 킹크랩 요리를 만들어 간 기억도 나요. 어머니가 기름진 고기를 싫어하셔서 일부러 드린 건데, 대뜸 “이거 얼마냐”라고 가격을 물으신 후 젓가락 한번 안 대시는 거예요. ‘절약하며 살라’는 무언의 훈계였지만, 이왕 만들어 간 건데 섭섭했어요.

시어머니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송=
우리도 ‘며느리’ 출신이야. 우리 시댁은 서울 보문동이었는데 설날이면 30명 넘게 모였지. 아무 소리 못하고 어르신들 술안주용 찌개까지 끓여 가며 일했어. 고사리, 시금치를 제대로 못 다듬는다고 혼도 나고. 부엌 물은 찬물이라 어찌나 손이 시리던지….

전=
맞아, 맞아. 요즘은 고생도 아니야. 난 경상도 구미가 시댁이었는데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펴 가며 설음식 만들었어. 요즘은 북어 다 손질돼 나오지? 그때는 며느리들이 일일이 방망이로 두드려 폈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거 같았지. 설날 오기 일주일 전부터 시댁에서 음식과 씨름했어. 설 지나면 항상 몸살 났다고.

‘웰 컴투 시월드’에 출연 중인 탤런트 전원주 씨(왼쪽)와 며느리 김해현 씨는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한번쯤은 음식 상을 차리지 말고 가족 모두 뷔페에 가서 먹어 보자고 제안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웰 컴투 시월드’에 출연 중인 탤런트 전원주 씨(왼쪽)와 며느리 김해현 씨는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한번쯤은 음식 상을 차리지 말고 가족 모두 뷔페에 가서 먹어 보자고 제안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손 많이 가는 잡채 대신 월남쌈 어때요?”

채=
채소, 고기는 값이 너무 올라 설만 되면 돈 걱정이 많이 되잖아요. 제게 요령이 있어요. 예를 들면 만두를 준비할 때 가격이 싼 재료 장만은 제가 선점해요, 그런 다음 어머니께 전화해 “어머니, 파 야채 묵은 김치는 제가 다 준비했어요. 나머지(고기)만 좀 준비해 주세요”라며 애교스럽게 퉁 치는 거죠.

송=
내가 봉이지, 봉이야. 그냥 모른 척합니다. 잔소리할 수도 있지만 참아요.

전=
며느리 버릇 잘못 들였네. 근데 인정해. 정말 주부들은 명절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지. 제사음식, 설음식은 양부터 좀 줄여야 돼. 우리 집은 몇 년 전부터 설 제사음식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김=
에이∼ 어머니. 양만 줄이면 뭐해요. 조금 덜 하건 더 하건 일하는 데는 별 차이 없어요. 음식 종류를 줄여야죠. 탕국, 갈비, 나물 다섯 가지, 갈비, 생선, 각종 전… 너무 많아요.

채=
맞아요. 잡채, 나물 등등 명절 음식은 열심히 만들어도 티가 안나요. 잡채같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과감하게 줄이고 월남쌈, 굴 샐러드처럼 손쉽게 만들면서도 푸짐해 보이는 퓨전 요리를 설음식으로 대체하는 거예요. 가족들도 좋아할 텐데….

“퓨전 음식? 그건 말도 안 돼”라고 쏘아붙일 것 같던 시어머니들도 고개를 끄떡였다.

“명절에 손주들 좀 데려와라”


전=
그나저나 명절에 손주들 좀 오래 봤으면 좋겠어. 설날 오전에 와서 점심만 먹으면 주섬주섬 옷 챙기며 집에 갈 준비부터 하잖아. 툭하면 ‘애들 시험이다’ ‘애들 과외 가야 한다’며 안 데려오고….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섭섭해.

송=명절에 아이들을 안 데려오니 ‘막장드라마’ 같은 일도 생겨. 아는 사람 이야긴데, 아들이 “결혼할 여자친구”라며 설날 가족모임에 한 처녀를 데려왔대. 그런데 알고 보니 육촌 여동생이라는 거야. 명절 때조차 친척 간 교류가 없다보니 서로 몰랐던 거지. 나는 외삼촌이 명절 때 용돈도 주시고 창경궁에도 데려가 주시면서 “도순이는 목소리가 보배”라고 칭찬해 줘서 성우 됐어. 명절이면 가족끼리 많이 만나야 해.

채=
한번은 설날 연휴 직후 시어머니와 함께 아이들 데리고 사우나에 갔어요. 어머니가 ‘내가 아이들 보고 있을 테니 너는 마사지 좀 받아라. 내가 쏘마’라고 하시더라고요. 무언가가 통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명절 스트레스는 마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김=그럼요. 시어머니가 설날이면 꼭 친정어머니께 드릴 한과나 과일을 챙겨 주세요. 참 고맙다는 마음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송=60대인 내가 30대인 며느리와는 좀 달라야지. 며느리가 설음식을 준비하다가 재료를 바닥에 흘리면 어떻게 하나 두고 보는 게 시어머니 심리야. 근데 자꾸 시험하려 하면 서로 스트레스 받더라고. 이제는 그냥 “빨리 치워”라고 말하지.

전=한번쯤은 설 밥상 차리지 말고 가족 모두 뷔페에 가서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다함께 밀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명절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을까?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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