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미남-미녀는 연봉을 15% 더 받는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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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자본/캐서린 하킴 지음·이현주 옮김/432쪽·1만6000원·민음사

월급날조차 통장 잔액이 허전하게 느껴지고, 승승장구하는 동료의 승진 소식에 배가 아플 때가 있다. 이럴 때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사회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는 능력이나 운만 탓하지 말고 자신의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 부족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매력자본은 사람을 매력적인 존재로 만드는 자원을 통틀어 말한다.

저자는 매력자본의 6가지 요소로 △얼굴과 몸매의 아름다움 △섹시함 △상대를 즐겁게 하는 사회성 △건강미를 갖춘 활력 △사회적 표현력 △성적 능력을 꼽는다.

매력자본은 돈이나 교육, 인맥만큼이나 소득과 승진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기업의 관리자 3000명을 대상으로 옷차림 때문에 직원을 승진이나 연봉 인상 대상자에서 제외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응답자 중 43%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봉도 좌지우지한다. 영국과 미국, 아르헨티나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외모 프리미엄’으로 15%까지 소득이 상승할 수 있다. 보통 체중의 사람이 100만 원을 번다고 가정할 때 비만인 사람은 평균 86만 원을 번다는 것이다.

그럴싸하지만 이쯤에서 의문이 생긴다. 매력자본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문화와 성별, 시대에 따라 잣대는 변하고 개인의 취향도 다양하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남성이 깃털로 머리를 장식하고 화려한 색으로 얼굴을 칠한다. 하지만 유럽 남성은 거의 화장을 하지 않는다. 코르셋으로 과하게 허리를 졸라매고, 발을 옭아매는 전족은 과거의 유산으로 여겨질 뿐이다.

책은 끝부분에서야 이 기준의 모호함을 ‘고백’한다. 안면의 대칭성이나 고른 피부색, 신체적인 비율은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6가지 요소를 종합해서 측정하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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