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Harmony]지혜로운 상속법

상속재산 10억원 미만이면 상속세 신고로 양도세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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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버지가 가진 유일한 재산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상가를 상속받은 A 씨. 당시에는 상가 가격이 8억 원이라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돼 아예 신고조차 안 했다. 얼마 전 주택을 사기 위해 상가를 10억 원에 팔기로 했다. 그런데 양도세가 무려 2억6000만 원이나 나온다는 말에 매매를 포기했다.

3년 동안 상가는 2억 원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세금은 왜 이렇게 많을까. A 씨가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아 생긴 일이다.

상속세는 배우자가 살아 있으면 기본공제 5억 원, 배우자공제 5억 원 해서 총 10억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금을 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구청에 취득세 신고만 하고 종결하게 된다.

하지만 A 씨처럼 나중에 양도소득세가 문제가 될 수 있다. A 씨는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상가는 기준시가로 A 씨에게 넘어갔다. 기준시가는 통상 시세의 절반 이하이기 때문에 나중에 10억 원에 대한 차익이 커져 양도세가 어마어마해진 것이다. 만일 A 씨가 당시 상가시세를 8억 원으로 신고했다면 상속세를 내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이번에 양도소득세도 6000만 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상속세와 관련해서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정보가 있다.

우선 상속공제 10 억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상속재산에 부동산이 포함돼 있고, 부채 등을 차감한 상속재산의 합계가 10억 원 미만이라면 상속세 신고만으로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상가, 농지, 임야, 나대지 등의 경우 이러한 신고를 통해서 큰 절세가 가능하다. 단, 주택의 경우는 다르다. 1가구 1주택 비과세 규정이 있기 때문에 1주택자라면 나중에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어 굳이 상속세를 신고할 필요는 없다. 주택이 여러 채 있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상속주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데 나중에 양도소득세를 감안해 주택가격을 시가로 할지 기준시가로 할지 잘 따져봐야 한다.

두 번째로 동거주택상속공제를 활용한다. 이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부모님이 사망하기 전 10년 동안 계속해서 양도소득세비과세대상인 1가구 1주택이어야 한다. 또 해당 기간 동안 계속해서 같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며 봉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동거한 자녀가 해당 주택을 상속받아야 하며 그 자녀는 무주택이어야 한다. 이 경우 상속공제 10억 원 말고도 최대 5억 원의 추가 공제가 가능하다.

이 제도는 특히 부모가 오랫동안 보유해 시가가 높아진 단독주택 등을 상속받을 때 효과가 있다. 최근의 수도권 내 지가 상승으로 단독주택의 시세가 급격히 상승했다.

예를 들어 상속공제를 다 한 뒤 상속재산의 규모가 20억 원이라고 할 때 적용되는 상속세율은 40%다. 함께 살며 봉양했다는 요건을 충족함으로서 20억 원에서 5억 원을 추가 공제 받는다면 상속세는 2억 원이나 줄일 수 있다.

세 번째로 사전 증여를 적극 활용한다. 주로 상속재산이 거액인 경우 활용하게 되는데, 증여 후 10년이 지나서 상속받아야 상속재산으로 합산되지 않아 혜택을 볼 수 있다. 상속인이 많을수록 효과가 크며 상속인 1명당 누진공제액으로 최저 1000만 원에서 최대 4억6000만 원을 절세하게 된다. 만일 증여 후 10년 내 피상속인이 사망해 상속재산에 합산되는 경우에도 증여시점의 재산으로 합산되기 때문에 기준시가가 시가 대비 저평가돼 있는 단독주택, 나대지, 농지, 임야 등에 대해서 사전 증여로 절세가 가능하다.

만일 자녀가 이미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부모가 고령이라면 즉시연금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즉시연금이란 일정 원금을 불입할 경우 그 다음 달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다.

계약자가 사망하고 피보험자가 자녀 또는 배우자인 경우 과세 대상이 되는 금액은 보험료 불입액이 아니라 앞으로 받게 될 이자와 원금의 현재가치다. 만일 아버지가 10억 원을 즉시연금에 넣어 아들 이름으로 수령하도록 해둔 뒤 사망했다고 치자. 아들이 10년 뒤 받게 되는 연금이 100만 원이라면 10년 동안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경우 그 가치는 현재로서는 20만∼30만 원에 불과할 것이다. 이 20만∼30만 원이 100만 원에 대한 현재가치다.

즉시연금으로는 상속재산의 규모를 최대 30% 정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세법 개정으로 2억 원 이하 즉시연금만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주용철 세무사 세무법인 코리아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