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귀에 갇힌 흑 대마의 사활이 문제가 됐다. 그런데 신윤호 아마 5단은 초읽기에 몰렸다. 이럴 때는 판단이 쉽지 않다. 고민 끝에 흑 143을 뒀다. 그 이유는 참고 1도처럼 흑 1로 막으면 백 2, 4를 선수하고 백 6으로 치중해 흑이 잡힌다고 본 것이다. 실제 백 12까지 되면 흑은 대책이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는 것도 마땅치 않다. 백 6으로 치중한 뒤 백 8로 젖히면 이것 역시 흑이 살기 어렵다. 신 5단은 짧은 시간에 두 가지 참고도를 머리에 그려보고는 실전처럼 143으로 후퇴하는 게 조금이나마 낫다고 본 것이다.
이제 마음이 느긋한 쪽은 최현재 아마 6단. 그는 144부터 148까지 선수를 한 뒤 150으로 치중한다. 이어 152로 내려 뻗으니 흑이 그냥 살기는 어려워졌다. 결국 흑은 157로 패 모양을 만들고 159, 161로 수를 조인다. 하지만 백은 162로 틀어막았다. 이제 흑 대마의 사활의 정답은 두 수 늘어진 패. 이것으로 바둑은 사실상 끝이 났다.
최 6단이 164로 내려서자 신 5단은 가만히 돌을 거두었다. 흑이 백 대마를 다 잡는다는 욕심을 버리고 끝내기로 갔다면 이길 수 있는 바둑이었다. 과욕이 부른 참사랄까. 어디 바둑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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