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차이콥스키 현악사중주로 만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3월 7일부터 금호아트홀서 전곡연주회

왼쪽부터 양고운 최은식 이강호 이경선 씨. 사진작가 장영수 씨 제공
왼쪽부터 양고운 최은식 이강호 이경선 씨. 사진작가 장영수 씨 제공
브람스와 차이콥스키. 나란히 19세기 후반의 작곡 거장이지만 얼핏 함께 떠오르는 이름은 아니다. 내성적인 독일인 브람스는 건축물을 쌓아올리듯 치밀하게 작품을 써나갔고 러시아인 차이콥스키는 격정과 슬픔을 주저 없이 작품 속에 터뜨렸다. 이런 두 사람의 작품 중에서도 ‘현악사중주’에 돋보기를 들이댄 시리즈 콘서트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이 3월 7일을 시작으로 9월 5일까지 세 차례 마련하는 ‘브람스&차이콥스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회다.

두 사람 사이에는 남다른 공통점도 있다. 브람스가 1833년 5월 7일생. 차이콥스키는 7년 뒤 같은 날 태어났다. 차이콥스키는 1888년 독일 연주여행 중 라이프치히에 머물던 브람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거장끼리는 서로 알아본다’는 자의식의 발로였을까. 두 사람은 격식 차린 인사에 머물지 않고 음악작품의 구성 원리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펼쳤다고 브람스의 제자 예너는 회고했다.

음악사에 끼친 영향이나 ‘지명도’에서는 함부로 우열을 논하기 힘든 두 사람이지만 현악사중주 분야에선 분명 브람스가 앞선다. 차이콥스키는 세 곡 모두를 경력 초반에 썼고 이후 이 장르에 손대지 않았지만 그의 사중주 1번 D장조의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는 초연 당시 객석의 톨스토이를 ‘울린’ 작품으로 이름났고 오늘날에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반면 브람스는 이 장르의 ‘위대한 선배’ 베토벤을 의식해서인지 40세가 되어서야 첫 작품을 내놓았다. 세 곡 모두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안으로 연소하는 은은한 열정과 건축적 완결미로 인정을 받고 있다.

시리즈 첫날인 3월 7일 연주회에서는 전반부에 브람스의 마지막 현악사중주 3번 b플랫단조, 후반부에 ‘안단테 칸타빌레’가 들어간 차이콥스키의 1번 D장조를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양고운, 비올리스트 최은식, 첼리스트 이강호 씨가 연주한다. 이후 두 차례의 연주회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연주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연을 주최한 금호문화재단은 “두 사람은 낭만주의 전성기에 활동했던 양대 산맥이지만 브람스는 형식적인 면이, 차이콥스키는 선율적인 면이 더욱 드러나 비교의 매력을 준다. 두 사람 모두 현악사중주가 세 작품씩 있어 세 차례의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3만 원. 02-6303-1977

유윤종 선임기자 gustav@donga.com
#현악사중주#금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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