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Outro]러닝화 선택 첫걸음은 발바닥 모양새 정확히 아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2일 03시 00분


○달리기 신발 살 때 챙겨야할 상식은

제대로 달리려면 자신의 발에 맞는 러닝화가 필수다. 외관이나 디자인보다는 ‘내 발에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작은 사진은 아디다스의 신제품 ‘에너지 부스트’ 러닝화. 충격은 흡수하고 운동 에너지는 살려주는 새로운 쿠셔닝 기술을 적용했다. 아디다스 제공
제대로 달리려면 자신의 발에 맞는 러닝화가 필수다. 외관이나 디자인보다는 ‘내 발에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작은 사진은 아디다스의 신제품 ‘에너지 부스트’ 러닝화. 충격은 흡수하고 운동 에너지는 살려주는 새로운 쿠셔닝 기술을 적용했다. 아디다스 제공

봄을 앞두고 달리기를 시작해 보려는 당신! 인터넷으로 관련 의류와 장비를 검색하고, 집 주위에 달릴 만한 곳이 어디인지를 찾기 시작했을 것이다. 물론 바람직한 태도다. 그런데 달리기와 관련해서는 핵심적인 요소 한 가지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달리기는 두 발로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신발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신발을 잘못 신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달리기를 할수록 심폐기능은 좋아지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릎과 발목 관절이 상할지도 모른다. 자기 몸과 달리기 코스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 부상을 막고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완충과 반응 모두잡은 ‘에너지 부스트’

러닝화를 고를 때는 러닝 경험과 용도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발이 제대로 된 쿠션(완충 기능)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과체중인 사람은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러닝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쿠션을 결정하는 부분은 ‘미드솔(중창)’이다. 신발 밑창에서 아웃솔(밑창)과 솔(창) 사이에 들어있는 부분으로, 충격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통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같은 합성재료로 되어 있다. 요즘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충격 흡수 외에도 추가 기능을 지닌 미드솔을 장착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엘라스토머(TPU) 캡슐을 채택한 러닝화다. TPU는 쿠셔닝(편안함)과 에너지리턴(반발력)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함께 구현한 획기적 기술로 불린다. 지금까지 쿠셔닝이 강한 운동화는 높은 수준의 에너지리턴을 함께 제공하기 어려웠다. 쿠셔닝이 충격을 흡수하면 그만큼 다리로 되돌아오는 운동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TPU 캡슐은 노면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다리의 운동에너지의 상쇄를 없애줌으로써 편안하면서도 효과적인 달리기를 돕는다.

TPU 캡슐 기술은 세계적 화학 회사인 바스프(BASF)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공동 개발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러닝화를 고르는 많은 사람들이 부드럽고 편한 쿠셔닝과 즉각적 반응을 가진 쿠셔닝 사이에서 고민한다”며 “캡슐 형탱의 TPU를 채택한 운동화는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 측은 이 캡슐을 적용한 제품에 ‘에너지 부스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운동에너지를 살리는 능력, 즉 에너지리턴 효율이 뛰어나다는 의미에서다. 이 소재로 만든 러닝화는 EVA에 비해 온도 변화에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디다스의 자체 실험 결과, 에너지 부스트 제품은 영상 40도에서 영하 20도까지 온도 변화를 줬을 때 EVA 소재 제품보다 약 3배 뛰어난 지속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라면 체계적이고 꾸준한 관리를 도와주는 ‘스마트’한 신발을 골라도 좋다. 요즘엔 스마트폰과 연동돼 실시간으로 달린 거리를 계산해주고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기기들이 속속 출시 중이다. 신발에 연결되지는 않지만, 달린 거리와 속도를 분석해주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엔도몬도’가 대표적)도 있다. 최근에는 개인운동 계획을 세워주는 앱도 많이 나왔다.

발을 알아야 신발을 고른다

이제 신발의 과학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 지면에 가장 먼저 닿는 신체 부분은 어디일까. 바로 뒤꿈치다. 뒤꿈치 중에서도 몸의 바깥쪽에 있는 부분이 제일 먼저 지면에 닿는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발은 보통 뒤꿈치 바깥쪽부터 시작해 엄지발가락까지를 순차적으로 땅바닥에 붙인다. 이때 발목은 뒤꿈치 바깥쪽을 축으로 자연스럽게 조금씩 회전하며 착지할 때의 충격을 줄여준다. 이른바 ‘내전(pronation)’ 현상이다.

발목이 돌아간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정상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약간의 내전 현상이 생긴다. 신발 뒤꿈치의 바깥 부분이 먼저 닳아 없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전 현상의 정도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발이 평발에 가깝거나 발바닥의 아치가 큰 경우에는 발목이 너무 돌아가거나(과내전), 뒤꿈치 안쪽이 먼저 땅에 닿는 외전 현상이 생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달리면 내전 현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심하면 충격 때문에 발이나 발목을 다칠 수도 있다.

그래서 러닝화를 고르기 전에는 자신의 발이 평발은 아닌지, 자신의 달리기 습관은 어떤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신발을 신어보지 않고 주변의 추천만 받아 덜컥 인터넷으로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제일 좋은 것은 전문기관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다. 만약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러닝 전문잡지 ‘러너스 월드’가 추천하는 방법을 이용해보자.

먼저 바닥에 물 흡수가 잘되는 편지봉투를 펼친다. 그리고 속이 얕은 냄비에 물을 붓고 발을 담근다. 발을 뺀 후 자연스럽게 걸으며 편지봉투에 발 도장을 찍어 보자. 발바닥 모양이 낮은 아치형(평발이거나 발바닥 안쪽의 움푹 팬 부분이 지나치게 많이 찍힌 경우)인 경우에는 과내전, 높은 아치(움푹 팬 곳이 거의 찍히지 않거나 발바닥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찍히는 경우)에서는 외전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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