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Culture]배우 김민종, 데뷔 25년만에 뮤지컬과 첫 연애 ‘두근 두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2일 03시 00분


● 삼총사서 아라미스 역 배우 김민종

김민종은 “나를 좋아했던 여학생들이 남편이나 남자친구와 뮤지컬을 보러온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엠뮤지컬컴퍼니 제공
김민종은 “나를 좋아했던 여학생들이 남편이나 남자친구와 뮤지컬을 보러온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엠뮤지컬컴퍼니 제공

“신인 때보다 설레고 떨리네요.”

배우 김민종은 요즘 가슴이 두근거린다. 뮤지컬 ‘삼총사’(2월 20일∼4월 21일)와 달콤한 연애를 하고 있어서다. 믿기 어렵지만 김민종의 첫 뮤지컬 도전이다. 데뷔 25년 만에 오르는 뮤지컬 무대에 소년처럼 들떠 있다. 김민종은 이번 작품에서 날카로운 추리력과 통찰력을 갖춘 왕실 총사 아라미스 역을 맡았다.

“오래전부터 ‘뭔가 변화를 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 시절 연극 ‘콘트라베이스’를 보고 늘 무대를 꿈꾸기도 했고요. ‘맨땅에 헤딩’하기로 마음먹고 뮤지컬에 도전했죠. ‘신사의 품격’에 함께 출연한 (김)수로 형과 (이)종혁이에게 자문했는데 ‘연습 말곤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동료들로부터 조언까지 들었지만 뮤지컬은 결코 만만한 장르가 아니었다. 그동안 해왔던 드라마와 스타일이 달라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매일 칼을 들고 검술까지 익혀야 했다. 김민종은 “연습 초기에는 ‘멘붕(멘탈붕괴)’ 상태였다”며 “출연 계약을 파기하려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걱정과 달리 연습이 계속되면서 김민종의 진가가 드러났다. 괜히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 아니었다. 재미를 붙인 요즘은 뮤지컬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설레요. 오랜 시간 이 느낌을 잊고 살았는데 다시 느낄 수 있어 좋아요. 가수 때와는 또 다른 설렘인 것 같아요. 동료들이 말하는 관객들의 진심이 담긴 박수를 하루빨리 받아보고 싶어요.”

뮤지컬로 연기의 영역을 넓힌 김민종은 꾸준히 톱스타 자리를 지키고 있다. 40대에 들어서도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김민종은 “톱스타는 무슨…. 과찬이다”며 손사래를 쳤다.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또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지혜롭게 해결하려 했죠. 이런 마음가짐이 20년 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잠시 기억을 떠올리던 김민종은 선배 이경영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데뷔 초 하이틴 스타였던 김민종은 영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1990년)에서 성폭행범 역을 맡았다. 당시 김민종은 배역에 불만을 토로했고, 이경영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이경영 선배가 저를 부르더니 ‘너 배우가 될래, 스타가 될래?’라고 묻더라고요. 짧은 한마디였는데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마음을 고쳐 잡은 계기가 됐죠. 그때부터 스타가 되겠다는 과욕은 버렸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경영 선배는 제게 ‘나무’같은 존재죠.”

세월이 흘러 선배가 된 김민종은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아이돌 가수들과 뮤지컬 연습을 하며 젊은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늘 그립죠.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몸을 사리게 돼요. 예전처럼 놀 수도 없어요. 같이 놀던 친구들이 가정을 꾸렸잖아요. 밤이면 어찌나 외로운지….(웃음)”

결혼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오히려 “상대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었으면 이미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빨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만나면 바로 공개연애를 할 생각입니다. 절대 못 도망가게요.(웃음) 서로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밀고 당기기’ 없이 사랑만 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김민종은 연애를 미룰 수밖에 없다. 당분간 ‘삼총사’에 빠져 있을 계획이다. 마흔이 넘어 데뷔한 신인 뮤지컬 배우는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짜 무서운 관객은 뒷자리에서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 앉은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때까지 노력해야죠. ‘삼총사’를 통해 새로운 김민종을 보여드릴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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