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문화정체성… 인류학적 관점서 본 자전적 스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사이먼 후지와라 국내 첫 개인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삼은 사이먼 후지와라 씨의 ‘거울단계’. 아트선재센터 제공
자신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삼은 사이먼 후지와라 씨의 ‘거울단계’. 아트선재센터 제공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사이먼 후지와라 씨(31)는 건축가 출신 작가다. 일본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이 겪은 문화적 정체성과 동성애자라는 성 정체성을 다룬 자전적 이야기를 인류학적 접근, 정치사회적 범주와 융합한 작업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의 국내 첫 개인전이 3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적 영역과 공적 역사, 사실과 허구가 뒤엉킨 이야기를 담은 3점의 영상 설치작품을 선보인 전시다. 작가는 11세 때 영국 화가 패트릭 헤론의 색면 띠 추상회화를 보고 예술가를 꿈꿨다. 설치작품 ‘거울 단계’는 이 시절 작가의 내면을 아역 연기자를 통해 되짚어 보는 영상과, 헤론 작품을 복제한 천으로 제작한 의자와 침대시트 생활용품이 어우러졌다.

‘뮤지엄 오브 인세스트’와 ‘재회를 위한 리허설’은 부모의 이혼으로 오랫동안 못 만났던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뮤지엄∼’에서는 가상 박물관의 안내자로 작가가 직접 영상에 나온다. 근친상간의 역사와 기원을 조사하면서 수집한 자료와 작가 아버지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자신의 삶과 공적 부문을 결합한 이들 작품은 조작된 역사나 만들어진 집단 기억의 문제를 일깨워준다. 02-733-894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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