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
무소유의 삶으로 널리 알려진 법정스님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서울 길상사(주지 덕운스님)와 법정 스님의 뜻을 이어온 시민모임인 ‘맑고향기롭게’는 최근 스님의 뜻에 따라 3주기 추모 행사를 간소하게 봉행한다고 밝혔다.
7일 오전 11시 길상사 설법전에서 열리는 추모 법회에 이어 오후 3시 진영각에서 스님의 얼굴을 그린 진영(眞影) 봉안식이 이어진다. 지난해 공개된 뒤 이번에 봉안식을 갖는 진영은 김호석 화백의 작품으로 절제된 필선과 맑고 은은한 색채로 인물의 고고한 기상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영각은 법정 스님이 길상사에 오면 머무르던 처소(옛 행지실)이자 입적한 장소다. 진영각에는 진영뿐 아니라 스님이 강원도 수류산방에서 사용하던 안경과 펜, 서책 등 손때 묻은 물건과 저서, 글씨 등도 있다.
10일 오후 2시 길상사 설법전에서는 스님의 유지를 받들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맑고 향기로운 음악회’가 열린다. 02-3672-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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