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를 아시나요. 된장찌개도, 김치찌개도, 학교 급식도, 심지어 먹는 것이라면 한약까지도 맛있게 먹는 아이 말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장조림을 먹지 말라고 합니다. 입 짧은 오빠를 위한 반찬이라네요. 장조림만 먹을 수 있다면 ‘나도 편식하겠다’고 선언하던 아이입니다. 물론 그 편식, 하루도 못 갔지만 말입니다.(전작 ‘나도 편식할 거야’에서)
이번엔 그 정이가 예민해지겠다고 선언합니다. 엄마의 관심이 예민한 오빠에게 온통 쏠려 있으니 부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거죠. 졸린 눈을 비비며 잠이 안 온다고 투정해 봅니다. 엄마가 옆에서 배를 만져주는 것만도 좋아요. 하지만 겨우 1분을 버티고 눈을 감았다 뜨니, 이런…! 아침입니다. 예민해야 하는데…, 예민하고 싶은데….
캐릭터가 선명하지 않은 우리 동화에서 정이는 새롭게 떠오르는 인물입니다. 정이의 눈높이에서 글을 쓰는 작가의 노력이 보입니다. ‘손님이 온다. 손님은 좋다. 먹을 걸 사온다.’ 이런 문장들을 보면 초등학교 1학년 정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통통하고 씩씩하고 먹성 좋은 초등학교 1학년 정이, 그 아이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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