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만 30만명… 대구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3일 03시 00분


“樂而不着… 즐기되 집착하지 않고 살아야”

20여 년간 도심 속에서 불교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온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들 곁에서 호흡하며 도울 수 있는 불법도량을 만드는 게 스님의 바람이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제공
20여 년간 도심 속에서 불교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온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들 곁에서 호흡하며 도울 수 있는 불법도량을 만드는 게 스님의 바람이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제공
신도가 아니라 동문만 30만 명이 넘는 사찰이 있다. 대구 남구 봉덕3동 ‘한국불교대학 대(大)관음사’. 사찰이지만 특이하게도 불교대학이라는 이름이 앞에 있다.

“불교 경전은 자동차와 내비게이션, 배와 나침반의 관계처럼 사람들에게 불교의 참된 진리를 안내하는 길잡이입니다. 그동안 한국 불교는 기도 위주의 신행 생활로 경전 공부를 소홀히 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교육과 수행, 봉사 등 이른바 신도들을 위한 ‘인간불사’에 주력해온 이곳의 회주 우학 스님의 말이다. 스님은 1992년부터 실생활과 접목한 경전 강의로 30만 명의 제자 겸 동문을 배출했다. 매 학기 대관음사와 관련 도량 수강생이 1만 명에 이른다. 스님은 100만 부 넘게 팔린 에세이 ‘저거는 맨날 고기묵고’를 비롯해 200여 권의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우학 스님은 “다리가 머리를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머리가 다리를 이끄는 게 사람”이라며 경전 공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대관음사의 3대 지표는 ‘지혜도량, 복된도량, 정법도량’. 등록 신도는 5만여 명에 이른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고교, 병원과 노인전문요양원, 장례시설, 네팔 후원학교 등이 산하 시설로 있다. 사찰 내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대관음사에는 하루 3000여 명이 찾고 있다.

“제대로 된 신행 생활은 공부와 수행, 봉사의 3박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실제로 신도들은 대관음사 내 경전 연구와 참선을 위한 다양한 수행단체에 참여하면서 병원과 학교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스님은 한국 불교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신도보다는 스님의 명분을 위한 불사, 불사를 위한 불사가 너무 많습니다. 불교가 신도들을 위해 봉사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겁니다.”

불가피한 법인을 빼면 사찰과 시설 대부분을 조계종 소속으로 등록시킨 스님은 종단 행정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스님은 “사람마다 타고난 자질, 근기(根氣)에 맞는 삶이 있다”며 “어울리지 않는 삶을 추구하면 큰 탈이 나게 마련이다. 낙이불착(樂而不着), 즐기되 집착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강의를 위해 매년 한 차례 선방에서 수행해온 스님은 부처님오신날 후 도반 10명과 함께 밖으로 나가지 않는 무문관(無門關) 수행에 3년간 들어갈 계획이다. 불교대학은 최근 목요일 오후반, 금요일과 화요일 오전반으로 나눠 신입생 1만 명을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 053-474-8228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국불교대학#우학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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