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사장, 승려 비하발언… 스님을 앵벌이라고 불러”
불교방송측 “사실 아니다”… 방송수익금 처리 놓고도 갈등
일각선 “조계종 실세간 싸움”
BBS 불교방송(101.9MHz)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계종 스님 7명이 13일 프로그램 진행 중단을 선언했다. 진행자들이 무더기로 방송 출연을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방송의 프로그램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는 성전 스님은 이날 오전 방송 도중 “오늘이 방송 마지막 날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불교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님들은 출연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행 중단을 선언한 스님들은 성전 정안 정목 마가 자용 주석 지현 등 7명이다. 평소 조계종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법륜, 지광 스님과 태고종 법안 스님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성전 스님 등은 성명에서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이 이사장 및 이사 스님들을 ‘○○이’라 부르며 스님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고 (스님들을) ‘앵벌이’라고 부르는 등 승가(僧家) 비하 발언을 한 것을 낱낱이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이 사장이 불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했다가 2011년 사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다시 개종했다며 “불교방송 사장이 종교성을 의심받는다면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이에 앞서 불교방송이 ‘오늘의 부처님 말씀’이라는 유료 문자서비스를 통해 모은 수익금 처리 문제도 갈등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일부 누리꾼이 신도들의 정성이 모인 돈이 불교 발전이 아니라 방송사 직원의 성과급으로 지급됐다며 댓글로 비판하자 불교방송은 그 내용이 악의적이라면서 ID를 근거로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고소된 누리꾼 중 한 명이 대구BBS ‘혜문입니다’의 진행자인 혜문 스님인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김봉래 불교방송 기획관리국장은 “방송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진행자를 찾고 있다”며 “비하 발언이나 승가 모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국장은 “문자 서비스는 방송사의 수익 사업”이라며 “ID 소유자가 스님인 줄 알았다면 고소하지 않았을 것이다. 13일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불교계 안팎에서는 “겉으로는 이채원 사장을 둘러싼 스님들의 출연 거부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배경에는 조계종 실세 스님들의 갈등이 작용하고 있다. 여러 차례 파행을 겪은 불교방송이 정상화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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