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자음과모음, 5월부터 모바일 소설 연재 서비스
작가 7명 돌아가며 소설-에세이 선봬… 게임-장르소설에 밀린 문학의 반격 기대
연재소설이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신문과 잡지에 신작을 연재하는 전통적 방법을 고수했던 소설 연재는 2007년부터 인터넷 연재소설이 시작돼 이제는 꽤 보편화됐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액정만 터치하면 유명 작가들의 연재소설을 간편하게 읽을 수 있는 ‘모바일 소설 연재’ 시대가 열린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과 자음과모음은 5월부터 ‘모바일 소설 연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1월 네이버가 장르 소설 작가들을 상대로 ‘웹소설’을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는 순수문학 작가들이 대거 휴대전화 액정 속으로 들어간다.
박범신 정이현 조경란 전경린 김이설 김선영 남인숙을 비롯한 작가 7명이 참여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작가 김선영은 청소년 소설을, 남인숙은 에세이를 선보인다. 나머지 5명은 신작 장편을 선보인다. 5월부터 2, 3명의 작가가 주 3회 정도 함께 연재한다.
이번 연재 프로젝트는 6개월간 이어진다. 연재소설은 SK플래닛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T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T스토어 가입자는 1월 기준 1640여만 명에 달한다.
문학은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급속한 정보통신 환경 변화에 대처가 늦었다. 출판사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설 연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무료 모바일 연재는 문학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대중에게 작품이 손쉽게 노출돼 연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가 자신들도 새로운 도전을 반기고 있다. 2007년 8월 네이버에서 ‘촐라체’를 연재해 인터넷 연재 1호 작가가 된 박범신은 “문학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연재 공간의 특성상 기존 신문이나 잡지 연재와 다른 형식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린은 “작품을 연재하는 매체 자체가 굉장히 빠르게 변해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다”며 “모바일이란 형식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고 쓰고 있다. (200자 원고지) 600매 원고를 완성해 내달 중 출판사에 넘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콘텐츠에 목마른 정보통신기업과 보다 파급력 있는 발표 공간을 원하는 작가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모바일을 통한 연재물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플래닛은 자음과모음 외에도 김영사, 문학동네를 비롯한 여러 출판사와 서비스를 협의했다. 올 상반기 안에 음원,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카카오페이지’를 출범할 예정인 카카오톡도 출판사들과 각종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웹소설’은 현재 15명의 작가가 로맨스, SF판타지, 무협 등 장르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 스마트폰 이용자 80만 명(안드로이드 휴대전화 이용자 기준·PC와 아이폰 이용자 제외) 이상이 웹소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기가 있는 한 연재소설은 월간 100만 명 이상이 작품을 읽은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현재 한 달 1700만 명 안팎이 방문하는 네이버 웹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모바일 소설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하지만 장르 작품이 아닌 순문학 작품도 모바일 시장에서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모바일 소설의 경쟁자는 다른 문학작품이 아닌 게임과 만화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장르소설은 게임과 만화의 대체재 성격이 있다. 순문학이 그런 역할을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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