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출판인을 만나 이런 얘기를 들었다. “‘소설문학’(사진)이 창간됐는데 한번 기사로 소개를 해봐라. 뜻이 가상하지 않으냐”라는 권유였다. 이 외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소설 전문 계간지 소설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른바 요즘 문단 내 뉴스다.
답은 창간호 안에 실린 ‘사고(社告)’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원고를 청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신인문학상을 뽑지 않습니다.’ 신선했다. 기존 문예지들이 세(勢)를 늘렸던 손쉬운 방법을 스스로 버린다는 선언. 일종의 자기반성처럼도 들렸다.
이렇게 이해하면 쉽다. 문예지가 운영하는 신인상은 일반 회사로 치면 신입사원 채용과 같다. 문예지는 이런 작가지망생을 ‘고용’(등단)하고, ‘임금’(원고료)을 준다. 이미 등단한 작가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많지만 유력 문예지의 지면은 한정돼 있다. 문예지는 원고 청탁과 신인상을 비롯한 각종 문학상으로 권력화된다. 이 권력에 편입되기 위해 1, 2년 동안 작품 출간을 ‘대기’하는 작가도 있다. 그럴수록 문예지의 힘은 커지고, 이 같은 상황은 반복된다.
소설문학은 이 틀을 깼다. 원고 청탁을 하지 않는 대신 원로나 중진 작가들의 추천, 작가들의 투고 작품을 심사해 지면을 메울 예정이다. 신인상을 비롯한 어떤 문학상도 배제한다. 출판사 북인을 운영하는 조현석 시인이 발행인을 맡았고, 소설가 신승철 김도언 구경미 김이은 김나정은 편집위원으로 나섰다. 후배들의 취지에 공감한 윤후명 문형렬 이병천 임철우 이승우 강병석 이순원 심상대는 기획자문위원으로 나섰다. 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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