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커피나 아이스크림 등 음식을 만드는 전 과정을 고객들이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공개해 주목도를 높이는 가게가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카페 로플라’에는 길이 5m, 높이 2m의 특이한 커피제조기계가 설치돼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생맥주 제조공장처럼 보이는 이 기계의 이름은 바로 ‘커피자동화 시스템(OCS)’이다. 에티오피아와 인도 등 11개국 산지별 생두와 원두를 저장하는 투명 유리관, 커피를 직접 볶는 로스터기, 원두를 에스프레소머신까지 자동으로 운반해주는 투명 튜브까지 하나로 구성돼 있다. 커피를 주문하면 ‘윙’ 하는 소리와 함께 원두가 이동하고 에스프레소머신으로 떨어져 커피가 만들어진다.
‘카페 로플라’는 시각적 호기심으로 주목을 끄는 것 외에도 맛도 차별화했다. 생두와 원두를 보관하는 투명 유리관은 공기와 접촉을 줄일 수 있는 산화방지 시설을 갖추고 있어 눈으로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즉석에서 볶은 커피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카페 로폴라’ 유형선 사장은 “올해 안으로 매장을 100개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도 ‘커피자동화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피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가게도 생겼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웨스턴돔에 있는 ‘브알라 크리머리’는 주문과 동시에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순간 냉동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게는 고객이 아이스크림 메뉴를 골라 주문하면 즉석에서 신선한 원료를 아이스크림 기계에 넣고 영하 200도에서 천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낸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증기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 먹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냉동보관을 위한 보존료나 방부제,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종류도 ‘바닐라’ ‘스트로베리 발사믹’ ‘그린티 바나나’ ‘모카 초콜릿 칩’ 등 다양하고 사용하는 원재료를 그대로 보여준다. 김지연 씨(28·여)는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눈앞에서 보여 정말 신기하다”며 “좋은 재료와 어울려 맛도 더욱 신선한 것 같다”고 했다.
또 ‘파스쿠찌’는 매장 안에서 직접 구운 빵을 판매하는 ‘델리(Deli) 콘셉트’의 매장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점에 열고 운영하고 있다. 매장 3층에는 매장에서 직접 굽고 조리한 빵과 샌드위치, 샐러드 등 14가지 메뉴를 판매하는 ‘델리 스테이션’이 있다. 주방을 개방한 ‘오픈 키친매장’ 콘셉트로 운영해 음식의 신선함과 정직함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글, 프레첼, 샌드위치 등이 인기 품목이다. 커피도 신선함을 강조한 드립커피를 판매한다. 커피와 함께 신선한 빵을 즐길 수 있어 20, 30대 여성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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