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음료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매년 20% 이상 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인스턴트커피 등 사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는(RTD·Ready To Drink)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투게더’와 ‘요플레’로 유명한 빙그레는 2008년 커피음료 ‘아카페라’를 내놓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차별화였다. 이미 많은 기업이 커피음료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는 특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었다.
빙그레의 차별화 포인트는 ‘용기(容器)’에 있었다. 빙그레는 음료의 맛과 위생을 위해 무균 시스템으로 만든 용기를 택했다. 이 용기는 제품의 열처리 시간을 단축시켜 커피 본연의 향을 살리는 장점이 있다. 빙그레는 새 용기에 담긴 제품이 커피의 향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커피와 함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아카페라’)를 이름으로 택했다. 맛도 차별화해 고소하고 신맛이 강하지 않은 브라질 세하도 지방의 커피를 사용했다. 아카페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빙그레의 커피음료 매출은 3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나온 ‘아카페라 엑스트라샷’ 3종(다크카페라떼, 다크카라멜라떼, 다크바닐라라떼)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엑스트라샷 제품의 테마는 ‘원액을 추가한 컵 커피’다. 빙그레는 엑스트라샷을 만들기 위해 중남미 과테말라 안티구아의 해발 1600m 이상 고산지에서 생산되는 원두를 사용했다. 안티구아 지역은 3개의 화산으로 둘러싸인 화산지대이며, 그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진한 향이 특징이다. 빙그레는 진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포장지도 무광택으로 만들었다.
현재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4조 원. 최근엔 ‘복잡한 커피’ 대신 ‘단순한 커피’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것이 바로 최근 빙그레가 단일 품종 원두를 사용한 싱글 오리진 커피 제품 ‘디 블랙’을 내놓은 배경이다. 싱글 오리진 커피는 여러 생산지의 원두를 섞은 ‘블렌드 커피’와 달리 생산지별 원두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디 블랙은 과테말라 안티구아 원두와 브라질 옐로버번 원두로 만든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빙그레는 디 블랙에 우유나 설탕을 넣지 않았다. 서원주 빙그레 마케팅실 과장은 “최근에는 첨가물 없이 커피 본연의 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단일 품종 원두로 만든 디 블랙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