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독도는 한국땅” 日 도쿄대 교수의 양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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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와다 하루키 지음/임경택 옮김/300쪽·1만6800원/사계절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제공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동북아 영토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현안이지만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와 민족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그 누구도 선뜻 답할 수 없는 골칫덩어리 아닌가.

그 해결책을 자신 있게 책으로 펴낸 인물은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75) 도쿄대 명예교수다. 남북한 현대사 및 러시아사를 연구해온 그는 일본이 주장하는 영토문제의 모순을 역사적 사료에 근거해 낱낱이 지적하고, 관련 국가들이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초점을 둔 동북아 영토 갈등 지역은 일본이 각각 한국, 중국, 러시아와 부딪치고 있는 독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북방 4개 섬. 세 지역을 중심으로 각국의 대립 정세를 조목조목 분석하면서 이 문제들이 모두 1945년 8월 일본의 패전에서 비롯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일본이 이웃 나라들과 영토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을 “일본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본) 정부나 국민 모두가 그 비정상적 상태에 익숙해져,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충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오랜 세월을 지내 왔다는 점이 염려스럽기 짝이 없다.”

가장 눈길이 가는 대목은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갈등이다. 저자는 독도를 일본식 이름인 다케시마(竹島)와 함께 ‘독도=다케시마’로 표현해 시종일관 중립성을 유지했다. 그는 1905년 일본이 독도를 시마네 현으로 편입한 것은 1910년 조선 강제병합의 전조였으며, 현재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조선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는 일본으로서는 다케시마(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의 지배는 ‘불법 점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의(道義)라고는 전혀 없는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다케시마에 대한 주권 주장을 일본이 단념하는 것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 이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룰 전망이 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한일관계, 일본인과 한국인의 감정을 점점 더 악화시키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와다 하루키 교수
와다 하루키 교수
저자는 동북아 영토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일본이 ‘고유영토’론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리고 국제법상으로도 분명히 우리 고유영토”라고 쓰여 있다. 고유영토란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고, 계속 일본의 영토였던 토지라고 강조하는 개념. 이는 독립왕국(류큐)이었던 오키나와, 아이누족의 땅이었던 홋카이도를 19세기에 병합한 일본의 역사에 비춰 봐도 모순이다. 저자는 고유영토는 교섭의 용어가 아니라 싸움의 용어이고, 군사 행동을 불러올지도 모르는 개념이라며 이 용어를 폐기해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독도에 관한 한 한국의 영유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런 관점은 센카쿠 열도나 북방 4개 섬에 대한 시각과 확연히 차이가 있다. 저자는 센카쿠 열도에 대해 일본의 실효지배를 존중하되 중국과의 공동 자원개발 추진을, 북방 4개 섬에 대해서는 그간의 협상 과정을 존중하고 해저자원을 일본과 러시아가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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