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처님오신날(석가탄신일·5월 17일)은 ‘석탄일 아닌 음탄일’이란 말이 나온다. 음악 팬들이 선택의 고민에 빠져 탄식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날은 대형 콘서트와 야외 페스티벌이 몰려 가장 많은 대중음악인이 한국 무대에 서는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형 야외 페스티벌만 4종류가 열린다. 서울재즈페스티벌(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자라섬 리듬 앤드 바비큐 페스티벌(경기 가평군 자라섬),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서울 한강 난지공원), 월드DJ페스티벌(경기 양평군 강상체육공원)은 5월 17, 18일로 기간이 정확히 겹친다. 5월 17일에는 국내 팝 음반 판매 순위에서 매년 정상을 차지해온 제이슨 므라즈의 내한공연도 열린다.
공연이 한날에 몰린 이유는 올해 부처님오신날이 금요일이어서 관객 동원이 유리한 황금연휴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해외 유명 DJ인 대시 베를린, DJ블렌드를 비롯한 국내외 전자음악 DJ 100여 명이 모이는 월드DJ페스티벌의 임희정 프로그램팀장은 “금, 토요일에 축제를 즐긴 관객들이 일요일 하루는 휴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부처님오신날 연휴는 페스티벌 개최에 최적”이라며 “날씨도 야외활동에 좋고 대학생들의 시험 기간과도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재즈에 방점을 둔 두 개의 축제가 첨예하게 맞섰다. 서울재즈페스티벌에는 미카, 데이미언 라이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로드리고 이 가브리엘라 같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스타가 즐비하다. 자라섬 리듬 앤드 바비큐 페스티벌에는 지난해 재즈와 힙합의 황금비율을 제시해 세계 재즈계를 놀라게 한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페리먼트와 84세의 재즈 색소폰 명인 베니 골슨이 방문한다.
음악 팬 여정민 씨(29·학생)는 “17일과 18일 각각 다른 공연에 가기로 고심 끝에 결정했지만 좋은 뮤지션들의 공연을 놓쳐 아쉽다”면서 “주최 측이 개최일을 겹치지 않게 조율했더라면 관객과 주최사 모두에게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사들은 한정된 관객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려고 고심한다.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의 강형모 콘텐츠사업팀장은 “홍보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우리 축제의 차별점과 장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콘셉트가 비슷한 공연이나 페스티벌의 경우 홍보 마케팅에 따라 5000명 이상의 부동층이 움직인다고 보고 선거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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