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하는 기업인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싼 승용차 타타 나노를 만든 인도 타타 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은 달랐다. 이 회사는 부가가치 높은 명품 자동차를 만들어 폼 나게 파는 대신 빈민들이 스쿠터 대신 살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싼 차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발단은 2002년 인도 방갈로르의 어느 비 오는 저녁이었다. 타타 회장은 스쿠터 한 대에 위험하게 엉겨 탄 서너 명의 가족이 빗길 위에서 사고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인도에서는 흔한 광경이지만 타타 회장은 이를 계기로 스쿠터 한 대 가격에 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책은 10만 루피(약 205만 원)짜리 승용차 타타 나노를 개발하기 위한 타타모터스의 분투를 그렸다. 그 과정에서 타타그룹의 생성과 발전사를 더듬으며 평등과 혁신을 내세운 그들만의 독특한 기업 정신과 리더십을 들춰낸다. 기업 총수와 구성원을 ‘나노베이터’, 기업 정신을 나노베이션이라고 부를 만큼, 작은 차 ‘나노’(그리스어로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에서 유래한 단어로 ‘아주 작은 것’을 의미)의 제작 동기 자체가 혁신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혁신을 이끄는 스토리다.
저자는 이전에 발표한 ‘너츠 사우스웨스트 효과를 기억하라’(동아일보사)에서 짚었던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를 들어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등주의를 명분으로 만든 제품, 리더십을 위한 교훈들로 가득한 이야기, 불가능한 꿈,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 연령과 상관없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을 주도한다는 것.
시타르 소리와 카레 냄새 대신 인도의 시끌벅적한 사회와 경제, 자동차 산업 속으로 가는 인도여행이다. 재치 있는 사진 설명과 함께 종종 등장하는 묘사력 있는 사진은 컬러로 보고 싶을 정도다.
기본적으로는 ‘잘 만들고 잘 벌고 잘 키우자’는 경제 경영서이지만 빈민과 환경, 지역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타타그룹의 탄탄한 정신이 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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