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 2’ 스톰 쉐도우 역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병헌이 상영관에서 무대인사를 하며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CGV 용산에서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등장한 이병헌은 시종 진지하면서도 솔직하게 영화 촬영 뒷얘기와 힘들었던 점 등을 털어놓아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음은 관객들이 이끌어간 인터뷰 내용.
Q. 요즘 ‘지.아이.조2’ 월드 투어 때문에 많이 바빠 한국에 잠깐 들어온 것으로 안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지.아이.조 2’는 그간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많은 나라에서 1960년대부터 유명한 만화다. 그만큼 고정 팬들도 많다. 덕분에 월드 투어 반응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Q. 할리우드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이병헌씨의 소식을 전해 듣게 돼 기쁘다. 이번 영화에서 멋진 완벽한 몸매를 보여줬는데, 몸을 만드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이러한 역할을 맡는 배우들은 같은 고생을 하게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아파트를 빌려서 트레이너와 매니저, 정두홍 무술감독까지 같이 살면서 몇 개월 동안 몸 관리를 했다. 마지막 한 달은 닭 가슴살이 아닌 생선만 먹어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하루 열다섯 마리 정도의 생선만 먹는 함든 시간이었다. 당시 집이 5층 꼭대기 층이었는데 옆집에 계신 주인 아주머니에게 지독한 생선 냄새 때문에 쫓겨날 뻔했다. 주인 아주머니께 조금만 더 있으면 된다고 양해를 구해 무사히 머물 수 있었다. (웃음)
Q. 할리우드에서 외국 배우들과 촬영하고 외국인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특히 나 같은 배우는 더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소 감독과 소통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촬영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공유하는 게 많아야 그 사람이 의도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을 때가 많았다. 그곳에서는 내가 외국에서 왔다는 것을 배려하면서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점이 많았다. 현장을 지휘해야 하는 감독은 정말 수십 명, 수백 명의 스태프들과 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나에게만 천천히 말하거나 알아듣기 쉽게 얘기기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대화를 하다 보면 반밖에 못 알아들어서 대충 눈치 보며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다시 물어보기 미안한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아직까지도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본다. 눈에 보이지 않게 무시를 당하는 상황이 있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임은 확실하다.
Q. 이병헌씨가 스스로 꼽는 본인의 명장면은?
나에게 의미 있는 두 가지의 액션 신이 있다. 영화의 초반, 웃통을 벗고 칼로 싸우는 감옥 탈출 신과 영화의 후반 자르탄이 총알을 날릴 때 총알을 막고 복수를 하는 장면이다. 사실 이 두 장면은 정두홍 감독과 내가 만든 것이다. 원래 다른 액션 장면이었는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 장면들에서 스톰 쉐도우가 좀 더 강한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두홍 감독님과 우리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가까스로 그 장면을 연출하게 되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스톰 쉐도우가 사부와 동료들을 만나 오해를 푸는 감정 신이 좋았다. 스톰 쉐도우에겐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Q. 화려한 액션 신을 완성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 같은데, 이러한 액션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또 받아들일 건지?
‘지.아이.조’ 영화 관계자들이 굉장히 상업적인 분들이다. 아마 ‘지.아이.조 2’의 흥행 결과로 3편이 만들어지느냐 아니냐가 결정될 것이다. (웃음) 만일 3편이 만들어지게 된다면 끝까지 의리를 지키고 싶고, 스톰 쉐도우로 보여드리지 못한 무언가를 보여드리기 위해 끝까지 참여할 거다. ‘지.아이.조’ 시리즈와 비슷한 액션을 다루는 영화가 들어온다면 감독, 각본, 캐릭터, 스토리 등 많은 것들을 심사숙고 해서 결정할 것 같다. 액션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다. ‘지.아이.조 2’를 하면서 굉장히 새로운 경험을 즐기면서 했다. 나에겐 굉장한 의미가 있다.
Q.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씨와 두 편의 영화를 촬영했는데, 그가 또 영화를 찍자고 하면 흔쾌히 받아들일 것인지, 또 어떤 장르의 영화를 같이 촬영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브루스 윌리스씨가 나를 잘 보살펴주고, 챙겨주고, 이끌어주는 면이 너무 많이 나와서 같이 또 영화를 찍게 된다면 우리 두 사람 사이가 오해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때문에 다음엔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좌중 웃음) 실제 브루스 윌리스씨와 또 다른 영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아직 정확하게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르지만, 여러 가지의 가능성들이 있는데 나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Q. 마지막 인사말은?
우선 할리우드 영화를 사랑해주셔서 감사 드린다(웃음). 7월에 한번 더 할리우드 영화를 사랑해주셔야 할 때가 있을 것 같다(좌중 환호). 그때 훨씬 더 멋있고 재미있는,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캐릭터로 여러분들에게 영화를 소개시켜드릴 수 있을 것이다. 많이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감사드린다.
에디터.계수미<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급 soomee@donga.com 우먼 동아일보 편집장 http://thewoman.donga.com > 사진.이기욱<동아일보 출판사진팀 기자> 자료제공.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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