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범상치 않다. ‘여행 글이 그게 그거지 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죽비로 내려친다. 36.5도의 푸근한 인간냄새가 나는 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철학의 향기가 솔솔 풍긴다. 내공이 만만찮구나 싶어보니 역시다. 걷기 여행의 씨를 뿌린 여행작가 김남희 씨와 슬로라이프 주창자인 일본 문화인류학자 쓰지 신이치. 두 고수가 의기투합해 부탄, 일본 훗카이도, 강원도, 지리산 등을 1년간 함께 여행하면서 쓴 책이다.
함께 걸은 여행이지만 시선은 다르다. 두 개의 여행기를 보는 듯하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첫 줄부터 줄줄줄 읽히는 것도 큰 장점. 책장을 덮으면 나지막하게 묻는다. ‘당신 지금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