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오래전 방영된 TV 미니시리즈의 제목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에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기억하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현장감 있게 감상하기에는 우리 도시의 밤하늘은 너무 밝다. 그래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우윳빛 은하수와 쏟아질 듯이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요즘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이런 말을 하고 싶은 충동이 종종 생긴다. “얘들아, 저 밝고 희미한 별 하나하나가 모두 태양이고 그 주변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같은 행성들이 있을지도 몰라. 또 다른 지구에 살고 있는 아이들도 이렇게 밤하늘을 보고 있을까? 그들이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이고 그 아이들은 무슨 꿈을 갖고 있을까?”
이 책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과학전문 기자가 2011년 출간한 책으로 그 내용을 잘 아는 우리 천문학자가 옮겼다. 우주의 생명을 찾는 천문학 이야기인데, 많은 이들은 ‘아니 언제부터 천문학에서 생명과학을 했지?’라고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천문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확장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암흑에너지와 태양계 외곽의 왜소행성, 지구 주변의 지구 위협 천체와 우주 잔해물에 이르기까지 현대천문학에 새로 등장하는 연구 주제는 대단히 많다. 천문생물학 또는 우주생명학이라는 연구 분야가 등장한 것은 최근 일이지만 앞으로 천문학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할 것임은 틀림없다.
저자는 새로운 천문학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도대체 학자들이 이 엄청난 주제를 어떻게 연구하는 것인지 연구현장을 취재하고, 엿보고, 귀동냥을 해가며 기록했다. 책은 생명체의 범주가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과 새로운 지구상의 발견, 화성 탐사와 외계행성 탐사의 발전 과정을 이야기한다. 전문서적은 아니지만 우주생명학의 거의 모든 영역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어떤 사람들은 화성 탐사 추진이나 지구 너머의 생명을 찾고자 하는 일에 세금을 왜 그렇게 많이 써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 우주에서 우리가 홀로인지 아닌지에 답하고자 하는 일은 우리의 가장 크고 중요한 도전의 하나라고 하겠다.” 서문에 있는 저자의 글 일부는 과학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로 안성맞춤이다.
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연구 과정과 논리발전 체계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너무나 외울 게 많은 암기과목이다. 그래서 가끔 고등학교 교과서를 접할 때는 마음이 무겁다. 차라리 지식정보의 양을 대폭 줄이더라도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이루어져가는 과정에 대해 알려주고 토론해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해 말이 많다. 정작 이런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것은 과학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우주생명을 찾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현장 스토리가 가득하다. 그래서 과학을 동경하는 모든 학생에게 더욱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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