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예스 셰프” 레시피에 푹 빠진 영국 출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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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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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의 15분 요리법’

올해 1∼3월 영국 베스트셀러 비소설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책은 경제경영, 과학, 인문도서도 아닌 ‘제이미의 15분 요리법’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비소설 베스트셀러 순위의 상위 20위 중 13권이 모두 요리책이다. 13권의 요리책은 올해 들어 85만 부나 팔렸다. 북스캔사는 식음료 관련 도서의 판매가 매년 15%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인들이 이렇게 요리책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들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고 한다. 영국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발전시키지 못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창의적인 요리를 개발하지도 못했다. 또 다른 영국의 걱정거리는 청소년들의 비만 문제였다. 영국의 청소년들은 건강에 해롭고, 비만을 부르는 음식을 소비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이미 올리버는 요리사들이 학교급식 개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BBC 등 영국 TV들이 건강에 좋고, 신선한 요리를 소개하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텔레비전 황금 시간대를 장악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모두 요리 관련 프로라는 사실 또한 영국인의 요리 사랑을 증명해 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돼 유명해졌던 ‘마스터 셰프’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러한 유명 TV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내놓는 요리책들은 당연히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제이미 올리버나 고든 램지, 나이젤라 로슨과 헤어리 바이커스 등이 바로 그 예다. 이들은 모두 요리사로 시작해 TV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인기를 끌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경우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기로 유명하다. 신간 ‘제이미의 15분 요리법’도 지난해 9월 출간된 후 6개월 만에 8만 부나 판매됐다. 이제 영국인들은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고, 요리 책들을 즐겨 사보고, 신선한 재료들을 찾기 위해 지역 시장과 유기농 농산물 전문 슈퍼마켓을 방문한다. 한때 ‘맛없고, 멋없는 음식의 나라’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렸던 영국의 이미지에도 변화가 올 수 있을까.

런던=안주현 통신원 jahn80@gmail.com
#제이미의 15분 요리법#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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