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신작 황금알 판권 잡아라” 출판계 경합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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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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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장편소설을 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동아일보DB
3년 만에 장편소설을 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동아일보DB
12일 일본에서 베일을 벗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4)의 새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多崎)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사진)의 국내 판권을 둘러싼 국내 출판계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2010년 완간된 ‘1Q84’ 이후 3년 만에 나온 이 작품은 상처 입은 36세 남자의 힐링 여정을 그렸다. 일본에서 초판만 50만 부를 찍었고, 발간 6일 만에 발행부수 100만 부를 넘어섰다. 이는 문고판을 포함해 770만 부가 팔린 ‘1Q84’보다 빠른 속도. 국내 출판계에서는 200만 부 이상 팔린 전작 못지않은 대어(大魚)라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루키의 저작권 거래를 대행하는 일본 사카이 에이전시가 한국 출판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받는다고 공고했지만 기한은 명시하지 않았다. 현재 문학동네와 민음사, 비채(김영사), 문학사상사, 문학수첩 등 대표적 출판사들이 출판을 적극 검토하며 선(先)인세와 마케팅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 출판사들은 사카이 에이전시와 직접 접촉하거나 하루키의 전작 판권 계약을 대행했던 임프리마 코리아, 신원 에이전시 등 국내 에이전시를 통해 협의하고 있다. 비채는 12일 출간과 함께 책을 입수했고, 문학동네와 문학수첩은 15일 국내 에이전시를 통해 책을 전달받았다. 문학사상사도 일본에서 예약 주문으로 책을 구해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사카이 에이전시와 하루키의 또 다른 작품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을 계약한 민음사 장은수 대표는 “사카이에서 17일 책을 보내왔다”며 “영미권 판권 결정 뒤 국내 판권 협의가 곧바로 시작돼 3주 정도 지난 5월 초까지는 한국 출판사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계약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는 출판사도 있다. ‘1Q84’를 출간한 문학동네 염현숙 국장은 “5월 중순 입찰제안서 마감이라고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전했고, 문학사상사도 비슷한 시기로 예측했다.

출판업계의 관심은 신작의 선인세가 얼마나 올라갈지에 모아지고 있다. 세 권으로 출간된 ‘1Q84’는 당시 기준으로 12억 원대였다. 이는 외국서적의 국내 판권 선인세 사상 최고 금액이었다.

선인세는 전작을 기준으로 가늠하는 경우가 많지만 ‘1Q84’가 3권이었던 반면 이번 신작은 370쪽짜리 단행본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 한국 독자들의 반응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일부 출판사의 검토 내용도 흘러나온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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