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이면 전국 각지에서 통기타 좀 친다는 젊은이들이 ‘쉘부르’에 모여들었어요.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가수 지망생들이 나와서 노래하고, 그날 우승하는 사람은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남궁옥분)
국내 통기타 음악의 요람이자 가수 오디션 형식의 원조 격인 ‘쉘부르’가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1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 무대에서 열릴 공연에는 위일청, 채은옥, 쉐그린(멤버 이태원 전언수), 신계행, 강승모, 양하영, 강은철이 나온다. ‘쉘부르’의 대부이자 방송 DJ인 이종환은 폐암 투병 중이어서 동영상 형식으로 팬들에게 인사한다.
기획을 맡은 강승모는 2일 기자회견에서 “‘쎄시봉’ 바람을 타고 3년 전부터 공연 제의를 많이 받았다. 쉘부르를 모르는 젊은이들과도 7080 음악으로 소통하려고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11일 공연에서는 왕년의 스타 가수들이 ‘이름 모를 소녀’ ‘삼포로 가는 길’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가슴앓이’ 등 히트 곡을 오리지널 버전으로 부른다. 쉐그린의 전언수는 “공연을 위해 미국에서 날아왔다. 팬들과 추억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쉘부르는 방송인 이종환이 1973년 서울 종로2가에 세운 음악 감상실로 시작했다. 당시 전국의 가수 지망생들에게는 등용문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쉐그린, 어니언스, 이수만, 채은옥, 김세화 등 수많은 통기타 가수가 나왔고, 무대 사회를 맡았던 개그맨 고영수, 허참 등이 방송에 진출했다. 1975년 명동으로 둥지를 옮긴 후에도 권태수, 남궁옥분, 위일청, 강승모, 박강성, 변진섭, 양하영 등 100명이 넘는 스타를 배출했고, 이후 1980년대까지 통기타와 포크 음악으로 대표되는 청년문화의 중심지로 자리했다.
이번 콘서트는 후배 가수들이 이종환의 방송 50주년을 기념하는 헌정공연의 의미도 담겼다. 남궁옥분은 “쉘부르 이름으로 하는 첫 공연이다.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가운데 7080 음악도 다시 한 번 대중의 관심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0곳과 미주지역 2곳, 중국 1곳 등 모두 13개 지역에서 차례로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