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17일)을 앞둔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때 아닌 항의의 목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요즘 도심을 밝히고 있는 전통등(燈) 설치를 둘러싼 조계종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갈등 때문이다. 스님과 신도 200여 명은 이날 국제청사 3층에서 ‘종교편향 각성 촉구 법회’를 열었다. 이들은 “1300여 년 전통의 연등회 전통등 설치를 거부한 것은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스스로 방기하는 것이고, 전통문화와 불교에 대한 종교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은 거리 연등이 아니라 석탑이나 동자승 형태의 대형 전통등을 여객터미널 밀레니엄 홀에 설치할 수 있느냐다. 연등회 보존위원회는 4월 중요무형문화재 122호인 ‘연등회’가 세계적인 전통등 축제인 만큼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국보 제112호인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전통 한지로 제작한 전통등을 설치할 것을 공사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공사 측은 전통등 설치는 공항 운영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규정상 허용할 수 없고, 여객터미널 바깥 지역에 설치할 경우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공사 홍보팀은 “이번에 전통등을 설치하면 다른 종교단체의 요청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조계종이 주장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입주 업체들이 홍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계종은 “2010년 같은 장소에서 전통등을 전시한 전례가 있고 종단에 앞서 문화재보호재단이 전통등 설치를 요청했다”며 “트리 점등식 행사에 공사 사장이 참석한 적도 있어 명백한 종교 편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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